중국 택배업체 'BTS제품 거부'…배후에 中 정부 있었다

입력 2020-10-20 11:08   수정 2020-10-20 11:25


중국의 대형 택배업체들이 줄줄이 방탄소년단(BTS) 관련 제품 운송을 중단한 가운데, 택배사가 아닌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가 BTS 관련 제품은 물론 다른 한국 제품의 운송까지 막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관총서, 한국제품 감독 강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의 정보를 종합해 보면, 택배업체가 아닌 중국 해관총서(우리의 관세청 격)가 앞장서서 BTS 관련 제품 수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BTS와 관련 없는 일반 한국 제품들에 대해서도 최근 관리·감독을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관총서는 최근 BTS 논란 이후 BTS 관련 제품 뿐 아니라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품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중국 해관총서가 한국 제품들에 관리·감독을 강화한 건 BTS 한국전쟁 언급 논란 이후부터다. 중국 정부가 보복에 나섰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BTS가 지난 7일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수상소감으로 한국전쟁을 언급한 것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BTS 리더 RM은 지난 7일 수상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중국 내부에선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누리꾼들은 '양국'이 한국과 미국만 지칭한다며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는 이유로 BTS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BTS를 좋아하면 매국노"라는 말이 나올 만큼 BTS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中 대형 택배 3사, BTS 보이콧
앞서 18일과 19일 중국 대형 택배업체 위엔퉁(圓通)과 윈다(韻達), 중퉁(中通) 모두 BTS 관련 제품 운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택배사들이 자체적으로 'BTS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19일 윈다가 BTS 관련 제품 운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윈다는 이날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BTS 택배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현재 BTS 관련 택배는 잠시 배송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배송 중지 사유에 대해 "원인은 우리가 모두 아는 그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또 18일 중국 누리꾼들이 또다른 중국 대형 택배업체 위엔퉁과 중퉁 측에 문의한 결과, 이들 모두 BTS 제품 운송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두 택배사는 "우리 자체에서 거부하는 것이 아닌 해관총서에서 BTS 제품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퉁택배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BTS 논란의 영향으로, 해관총서가 인쇄품과 인쇄 제작품 등에 대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물품들은 상자를 하나하나 다 뜯어볼 정도로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영향으로 기타 한국 제품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형 택배사들이 줄줄이 BTS 관련 제품 운송을 중단하자 일부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이들이 진정한 애국 기업"이라며 환호하고 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택배사 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제품을 판매하는 따이꼬우(代購) 상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유명 따이꼬우상은 "최근 한국에서 물품이 들어오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며 "BTS 논란 때문에 해관총서가 한국에서 들어오는 물품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상자를 뜯어서 열어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 손상 등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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