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박유신 "가을 담은 19세기 명곡으로 청중 위로"

입력 2020-10-20 17:06   수정 2020-10-21 00:44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을 다들 주제로 올리다 보니 저희는 차별화한 레퍼토리로 청중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클래식 음악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19세기에 쏟아진 낭만적인 음악들로요. 쓸쓸한 가을에 어울리는 명곡들을 골랐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첼리스트 박유신(31·사진)은 20일 개막한 ‘제2회 어텀 실내악 페스트벌’의 주제를 ‘19세기로부터(from 1800s)’로 정한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유신은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 2위, 2018년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 콩쿠르 2위에 오르며 클래식계에 이름을 알렸다. 솔리스트로 명성을 쌓아온 그는 지난해 가을 처음 열린 이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박유신은 3년 전 남서독 필하모니와 함께 스위스 우트빌에서 열린 클래식 축제에 참가했을 때 실내악 축제를 기획할 꿈을 품었다고 했다. “아기자기한 무대에 올라 연주했는데 지역 주민들이 하루 종일 앉아서 음악을 감상했어요. 일상 속에 펼쳐지는 예술을 즐기는 환경을 한국에서도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첫날 공연 프로그램을 베버, 브람스, 브루흐, 슈만 등 1800년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활동하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대표작으로 구성했다. 오는 23일 무대는 드보르자크, 수크, 리스트, 도흐나니 등 동유럽 작곡가들의 명곡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국내 관객들이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매력적인 곡들입니다. 플루트와 피아노, 첼로 등 친숙한 악기 선율의 어울림이 선사하는 안정감도 이번 축제의 포인트입니다.”

박유신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나선다. 조성현(플루트), 김영욱(바이올린), 김재영(바이올린), 김태형(피아노) 등이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구성하니 마음이 잘 맞았어요. 공연장에서 젊은 연주자들이 뿜어내는 열정이 화합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성과 덕에 박유신은 경북 포항시가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에 선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연기됐지만 당초 기획한 레퍼토리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소규모 실내악 축제가 아니라 대규모 축제이다 보니 부담도 됩니다. 유럽에 비해 국내 클래식 토양이 척박해 평가도 혹독해요. 그러니 더 잘 해내야죠. 작곡가들의 생애를 깊이 연구해 명곡을 통해 남긴 의미를 청중에게 전하겠습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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