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확정되면 허 행장은 3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새 임기는 다음달 2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KB금융 계열사 대표 임기가 대부분 연말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이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계열사 대표에게 일반적으로 ‘2+1년’의 임기를 제공한다. 첫 임기에는 2년을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1년을 더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다. 허 행장도 2017년 11월 취임해 2년의 임기를 마친 뒤 지난해 11월 연임했다. 두 번째 임기 만료일은 다음달 20일이었다.
허 행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한 것은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덕이 크다. 국민은행은 2017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올 상반기에는 1조24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하기도 했다. 잇단 사모펀드 손실 사태에도 대형 사고를 피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달 3연임에 먼저 성공하면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온 허 행장의 연임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다.
빅테크·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숙제다. 허 행장은 올해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분야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만큼 차별화된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