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백신-사망 인과관계 밝히고 안전한 접종 환경 확보해야"

입력 2020-10-22 17:39   수정 2020-10-23 00:56

대한의사협회가 독감백신 접종을 1주일간 멈춰야 한다고 권고한 것은 사망자들의 사인을 규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이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백신접종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부검 등 사인을 규명하는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22일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백신을 계속 접종하면서 사인을 규명하기보다는 1주일 정도 잠정 중단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기관의 안전한 접종 환경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협회는 백신 접종 중단 기간이 너무 길어도, 짧아도 안 된다고 했다. 접종을 너무 짧은 기간 중단하면 백신 관련 부검 등의 절차가 끝나지 않아 사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너무 길어지면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독감 유행시기를 놓쳐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독감백신을 맞은 뒤 면역이 생기는 데 필요한 기간은 2주 정도다. 매년 독감에 걸려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30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고령층이다. 이달 말까지는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이 때문에 협회 내부에서도 3일, 4일, 1주일 등 다양한 기간을 두고 논의한 끝에 1주일 유보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협회는 민간 의료기관 상당수가 이 기간 독감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선 의료기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독감백신 관련 사망사례를 대하는 질병관리청의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은 “질병청이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적 표현을 쓰고 있다”며 “그렇다면 유통, 접종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의료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백신 접종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을 의료기관 탓으로 돌릴 우려가 있어 의료기관들도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의료계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왔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교육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예년과 비교해 사망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이 놀랍고 우려스럽다”면서도 “독감 예방 주사가 갖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프로세스(접종 절차)는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염내과, 면역학 교수 등과 긴밀하게 의견을 나눈 뒤 공식 입장을 낼지를 말하겠다”고 했다.

대한백신학회는 성명을 통해 “고령층, 만성질환자 독감 백신 접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아직 독감 백신 접종 때문에 사망했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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