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을 사랑했던 푸른 눈의 신부, 케빈 오록…81세로 영면

입력 2020-10-24 16:25   수정 2020-10-24 16:27


외국인 최초의 '국문학' 박사로 유명한 케빈 오록 신부가 23일 선종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한국 문학을 해외에 널리 알린 'K문학의 선구자'로 꼽힌다. 50여년을 한국에 살면서 2000편이 넘는 우리나라 시와 소설을 외국에 소개했다.

오록 신부는 1939년 아일랜드 카반 타운에서 태어났다. 1963년 사제서품을 받고 이듬해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춘천교구 소양로성당에서 보좌신부로 선교 활동을 했다.

고인은 선교 활동을 하던 즈음 한국 고대 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후 본격적으로 국문학 공부를 시작했고 1974년엔 '한국단편소설집(Ten Korean Short Stories)'을, 1980년에는 '한국시 모음집(The Book of Korean Poetry: Choson Dynasty)'을 차례로 펴냈다. 한국 문학이 해외에 제대로 알려진 첫 사례다.

고인은 이후 40여년간 이규보의 한시, 송강 정철의 가사를 비롯해 수천 편의 한국 시, 소설, 향가, 고려가요, 시조, 가사, 악장, 조선시대의 한시 등을 해외에 소개됐다.

고인은 박두진, 박목월, 박영준 등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장들과 교류하며 현대 문학 소설도 해외에 널리 알렸다. 최인훈의 '광장',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고인은 한국문학을 더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학업에 뛰어들어 1982년 연세대에서 외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부터 2005년까지는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서울명예시민증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25회 대산문학상 번역부문, 2018년에는 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해외번역 공로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이며, 장례미사는 26일 오후 5시 성골룸반외방선교회 서울 본부에서 봉헌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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