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오록 신부는 1963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8월 한국에 파견돼 춘천교구 소양로성당에서 보좌신부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사목 활동을 하다가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져 국문학 공부를 했다. 그는 1982년 연세대에서 ‘1920년대 한국 시가 끼친 영향’을 주제로 외국인으로는 처음 한국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록 신부는 1977년부터 2005년까지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경희대 명예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최인훈의《광장》, 이문열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해외에 번역 출간해 주목받았다. 우리말 이름 ‘오록(吳鹿)’은 조병화 시인이 지어줬다.
오록 신부는 2006년 서울명예시민증을 받았고 2017년 25회 대산문학상 번역부문, 2018년 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해외번역 공로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한국과 아일랜드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온 공을 인정받아 주한 아일랜드대사관으로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오록도서관’을 헌정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5시45분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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