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폭탄' 공포?…코스닥 800 붕괴

입력 2020-10-26 17:21   수정 2020-10-27 00:57

코스닥지수 800선이 무너졌다. 기관투자가의 집중 매도 탓이다. 지난 8월 21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확대를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물량이 쏟아지기 전에 기관이 미리 비중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내외 시장 변수가 확대되면서 ‘약한 고리’인 중소형주부터 매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주주 양도세 물량 대비하는 기관
26일 코스닥지수는 3.71% 하락한 778.02에 마감했다. 기관이 164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50억원, 3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제약이 5%가량 급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전기·전자, 반도체 등도 4%대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씨젠과 알테오젠이 각각 7%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제넥신(-9.58%) 휴젤(-10.68%)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10.9% 떨어졌다. 10월 코스닥시장에서 연기금 등 기관은 전날까지 총 1조37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738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1조71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이 4분기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물량을 쏟아내는 건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확대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부터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이 종목당 10억원 보유에서 3억원 보유로 낮아지면서 연말 사상 최대치인 42조원가량의 개인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수급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미리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으로 증시 변동폭이 커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128원까지 떨어져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성장주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으로 조정 구간에 들어서면서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닥시장이 더 흔들린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병화 KB증권 스몰캡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시장 전반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약한 고리인 중소형주가 더 요동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 반대매매 물량 폭탄 우려
코스닥시장에서 신용 반대매매 물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반대매매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서 큰 폭의 조정장이 닥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개인들이 레버리지를 써서 많이 매수한 바이오주 등의 종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올 조짐이 있다”며 “단순 조정 이상의 큰 충격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말 16조40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잔액이 가장 많고 올 들어 크게 늘어난 대표적인 종목은 씨젠이다. 씨젠은 신용잔액이 3578억원으로 연초 대비 97.9% 늘었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 옴니시스템, 웰크론, 대아티아이 등이 신용잔액 상위 종목에 올랐다.

일각에선 최근 코스닥시장 매도의 ‘큰손’ 중 하나로 기타법인을 지목하기도 했다. 기타법인은 증권·보험·연기금 등 금융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창업투자회사(VC)나 일반법인 등이 포함된다. 이들이 올 들어 기업공개(IPO) 열풍을 타고 상장을 앞둔 회사의 초기 지분을 저렴하게 사들인 뒤 상장되면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타법인은 올 하반기 1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이달 들어서도 26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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