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서 OTT로…'드라마 권력 이동' 가속화

입력 2020-10-26 17:31   수정 2020-10-27 00:47


국내 드라마 시장의 주도권이 지상파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넘어가는 권력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드라마 제작·편성을 확 줄이는 반면 넷플릭스, 카카오톡 등 OTT는 오리지널 드라마 편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어서다.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내년에 드라마 제작·편성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올해 드라마 11편을 제작·편성하는 MBC는 내년에 정규 드라마(16부작 기준)를 6편, 8부작 드라마를 1~2편 제작하기로 했다. 올해 16편을 편성하는 KBS는 내년 6~10편, 올해 13편을 선보이는 SBS는 내년 10편 규모로 줄일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각각 연평균 15편가량을 제작·편성해온 지상파 3사의 내년도 드라마 제작 편수는 총 10편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지상파들이 일제히 드라마 제작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입 감소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청률 조사 업체 TNMS에 따르면 올 1~9월 시청률은 KBS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31%포인트, MBC는 0.09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방송사 드라마 시청률도 부진했다. 지상파 월화 드라마 중 시청률 5% 이상은 4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편보다 6편 적었다. 수목 드라마도 시청률 5% 이상이 4편으로, 지난해 12편보다 크게 줄었다. KBS와 MBC는 지난해 광고 수입이 총 6762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연말까지 약 13% 줄어든 5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도 두 지상파의 광고 수입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반면 드라마 제작비는 급등세다. 2~3년 전만 해도 편당 평균 5억원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7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16부작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가 약 11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배우 개런티와 스태프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비는 편당 평균 1억2000만원으로 드라마의 20~30% 수준이지만 시청률은 비슷하게 나온다”며 “경영 압박을 받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드라마는 줄이고 예능을 확대, 편성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호도가 더 높아진 OTT 플랫폼은 화제성과 인지도 제고 효과가 큰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내년에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5편을 제작한 넷플릭스는 내년에 9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등 올해 독점 공개한 한국 드라마의 반응이 양호했다”며 “매년 전략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출범한 디지털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 관계자는 “연말까지 20분짜리 30부작 ‘연애혁명’ 등 쇼트폼 드라마를 6편 공개한다”며 “내년에는 15편 정도 제작해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연합 OTT인 웨이브는 내년에 자체 플랫폼에서만 방영하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1~2편 제작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한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디즈니플러스와 2~3년 내에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애플플러스, HBO맥스 등도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의 주력 플랫폼이 OTT로 바뀌면서 형식과 내용도 다양해지는 등 제작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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