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법정 서는 연쇄살인범 이춘재…法 "촬영은 불허"

입력 2020-10-26 18:32   수정 2020-10-26 18:34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56)가 다음달 2일 법정에 출석한다. 단 법원은 사진 촬영 등을 불허했다.

이춘재는 '진범 논란'을 빚은 1988년 발생 8차 연쇄살인 사건의 증인으로 32년 만에 법정에 선다. 단 그가 저지른 연쇄살인 사건은 공소시효가 모두 끝났기 때문에 피고인이 아니라 증인 자격으로 진술하게 됐다.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 씨의 재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26일 이춘재에 대한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 요청에 대해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피고인의 동의가 있을 때에는 공판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 시 법정 내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이춘재가 피고인이 아닌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했다.

증인은 공판 시작 이후 증인석으로 나오는 게 일반적이므로 '공판 개시 전'에 촬영 허가가 가능하다고 한 규정을 따르면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질서 유지 측면에서도 촬영이 적절치 않다고 봤다.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르고도 30년 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춘재가 공판을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칭한다. 이듬해 윤성여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다음달 2일 오후 1시30분 재판에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춘재는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재심을 신청한 윤 씨에게 미안하다며 법정에 출석해 자신이 '진범'이라고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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