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배터리전쟁'에 트럼프 개입하나 [최만수의 전기차 배터리 인사이드]

입력 2020-10-26 11:05   수정 2021-01-24 00:02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기술 분쟁 결론이 임박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단이 26일(현지시간) 나온다. 한국 시간으로는 27일 새벽이 유력하다.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미국 언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대한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재계 3·4위인 SKLG는 1년 반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최종 판결에 앞서 양사가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합의금 규모 이견이 커 결국 소송 결과까지 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지난해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자사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핵심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핵심 영업비밀이 유출됐다고 주장한다. ITC는 지난 2월 SK의 조기패소 결정(예비결정)을 내렸지만 SK의 요청으로 4월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ITC가 조기 패소 판결을 확정하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 모듈, 팩 등 관련 소재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 ITC가 조기 패소 판결을 뒤집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유력한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진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지 결정한다. 60일간 심의 기간이 끝나면 SK는 미국 연방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와 SK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미국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어 쉽사리 한 쪽 편을 들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미국 오하이주와 조지아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조지아주 당국은 지난 5월 ITCSK이노베이션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WSJ "트럼프 무효화 카드 내놓을 것"
미국 현지 언론들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은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를 5.1%포인트 차이로 이긴 곳이지만, 현재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를 0.8%포인트로 앞서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SK-LG 배터리 소송 미 대선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SK-LG 배터리 소송’은 조지아주에서 반드시 승리를 얻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와일드 카드가 될 수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테네시주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생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ITC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인 소송의 경우 삼성전자가 2013년 ITC최종판결까지 승소했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판세가 뒤집힌 사례가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ITC 판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판결은 전면무효가 된다. 이렇게 되면 LG와 SK는 다시 미국 델러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다투게 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소송전 비용으로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만큼 극적인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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