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모든 악재가 다 터진 날…그래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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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7 08:05   수정 2020-10-27 20:25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모든 악재가 다 터진 날…그래도 사라?



악재가 한꺼번에 터진 날이었습니다. 다우 지수는 한 때 965포인트, 3.4%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장 막판에 소폭 하락폭을 만회했습니다.

26일(미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가 650.19포인트, 2.29% 하락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1.86%, 나스닥은 1.64% 내렸습니다.

다우의 이날 하락폭은 지난 9월초 이후 가장 큰 것입니다. 나스닥은 지난 10거래일 중 7일 내린 채 마감했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수가 폭증한 게 개장 전부터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습니다.

이런 예상은 이미 있어왔죠. 1918년에 발생했던 스페인 독감도 9월 말부터 치솟기 시작한 2차 파동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피크는 11월 중순이었습니다.



유럽에서 감염자가 주말 사이 하루 10만 명을 넘으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경제 봉쇄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바와 레스토랑은 오후 6시에 문을 닫도록 했고 영화관 공연장 짐 카지노 등은 폐쇄했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4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더블딥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유럽은 아직까지 공중보건과 경제활동, 그리고 개인적 자유 등 세 가지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쉽게 코로나를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23~24일 연속으로 8만3000명대 기록을 세운 여파입니다. 지난 7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6만8767명으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습니다. 기본 시나리오로 연말에 하루 확진자가 13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최악의 경우 이 수치가 하루 20만 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통제에 지쳐가고 있고, 이제 실내 생활이 많아지는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선 최대 홀리데이시즌인 11월말 땡스기빙데이와 12월 크리스마스가 코앞입니다. 가족 친구와의 만남이 늘어나는 시간이죠.



미국에선 다행히 예전과 같은 봉쇄 얘기는 나오고 있지는 않습니다. 워낙 그 파급효과가 컸고 경제를 망가뜨렸으니까요. 하지만 일부 주와 카운티에서 학교를 다시 폐쇄하고 유타, 텍사스 같은 곳에선 야간 통행금지 조치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환자 증가세에 따라 입원율이 올라가면서 병원 중환자실이 꽉 차고 사망률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으니까요.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위험한 급변점(tipping point)에 도달해있다"며 "앞으로 2∼3주에 걸쳐 사태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코로나 재확산 사태가 4분기 살아나고 있던 경기 회복세에 찬 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상승하던 경제 지표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우리는 최근의 새로운 바이러스 사례 급증은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매우 염려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더 강한 경제 회복을 보여온 주들이 현재 가장 심각한 바이러스 감염을 겪고 있다. 이런 주에서는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엉망입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어제 "우리는 팬데믹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다. 대신 우리는 우리가 백신과 치료제 등을 확보한다는 사실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발언이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최근 코로나 확진자수 급증에 대해 검사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며 "가짜 뉴스 미디어의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사수가 대폭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JP모간은 최근 확진자수 증가의 70% 가량은 검사수 증가 탓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검사 대상자 중 양성 판정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26일 7일 평균 양성 비율은 6.25%로 월초 평균 4.5%에 비해 상승한 상태입니다.



이런 코로나 대응은 부양책 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상 부양책 협상의 대선 전 타결은 물 건너 갔는데 무산의 책임을 넘기는 데 좋은 핑계가 되는 것이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검사 전략과 예산 등과 관련해 백악관이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협상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는 많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코로나 백신과 관련 의구심도 불거졌습니다. 미 증권사 번스타인은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개발과 관련, "원래 개발 중인 백신들의 임상 3상의 긍정적 소식이 10월말께 나올 것으로 추정했는데 발표 없이 지나가고 있다"며 "이게 맞다면 임상 데이터가 백신의 효과가 별로 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화이자는 당초 10월께 임상 3상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고 밝혔었죠.



이날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중인 백신이 노인을 대상으로도 젊은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을 나타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임상 2상에 대한 결과였고, 아스트라제네카의 3상은 지난달 참가자 한 명이 부작용을 보여 잠정 중단됐다가 최근 전 세계에서 재개된 상태입니다.

유럽 최대 기술기업 중 하나인 SAP가 "고객사들이 비용 지출을 줄이고 있다. 코로나 봉쇄의 새로운 물결이 2021년 상반기까지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향후 1년 매출 전망을 낮췄습니다. 그 결과 주가가 20% 폭락한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도 동반 폭락을 한 탓입니다.

또 지난 9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5% 떨어져 5개월 만에 감소한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는 투자자들의 머리엔 대선 불확실성이 깔려 있습니다. 11월3일이 대선 투요일이니 이제 정확히 8일 남았습니다. 여전히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석권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최근 경합주 중심으로 유세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전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26일 여론조사 평균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51% 대 42.7%로 트럼프를 여전히 8.3%포인트(p) 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선 승부처인 6대 경합주에서는 평균 격차가 4%p에 불과할 정도로 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JP모간은 "유권자 등록, 트위터 여론 등 각종 데이터를 보면 두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변동성지수(VIX)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VIX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7.82% 급등한 32.46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 초 이후 처음 30대를 돌파했습니다. 또 옵션시장의 풋/콜 비율도 1을 넘어 6월 이후 최대로 높아졌습니다. 주가 하락을 점치는 풋옵션에 거는 돈이 더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누가 당선된다 해도 막대한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을 해왔습니다. 역사를 봐도 어떤 당의 대통령이 집권해도 증시는 계속 올랐습니다. 또 그동안 백신이 나오면서 코로나를 점점 통제하기 시작하면 경기와 기업 실적이 확실히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20만 명 수준까지 창궐할 경우 이런 전망에 흠집이 생기길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에선 이번 코로나 3차 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부양책을 쏟아낼 수밖에 없고 이는 더 많은 재정적자,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어제 미 국채에 대한 투자등급을 낮추고 대신 인플레 연동 채권에 대한 투자등급을 올렸습니다. 향후 예상되는 더 많은 재정 적자가 물가 압력을 높일 것이란 설명이었습니다.



또 전설적 투자자인 드러큰밀러도 앞으로 3~5년 뒤에 물가 앙등을 만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물가가 2%보다 훨씬 더 높게 오르면 Fed는 돈줄을 조이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증시엔 부정적이죠.

이날 그동안 경기 회복 전망에 올랐던 항공주, 크루즈주 등이 폭락했습니다. 델타항공, 아메리칸에어라인은 6%~7%대 넘는 하락을 보였습니다. WTI는 배럴당 3.2%(1.29달러) 떨어진 38.5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3주 새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그럼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대체적 관측은 대선 전까지는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선에서 명확한 승자가 나오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다시 상승장이 재개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모건스탠리, UBS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날 S&P 500 지수는 장중 50일 이동평균선인 3400선을 깨고 내려왔다가 가까스로 지켰습니다. 모건스탠리는 200일 이동평균선인 3100수준에서 지지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크레딧스위스는 3200선을 보고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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