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개인투자자도 일반기업 영구채 투자한다

입력 2020-10-27 10:34  

≪이 기사는 10월26일(03: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풀무원 식품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 풀무원이 일반기업 중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공모로 발행한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오는 29일 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300억원의 물량을 예정하고 지난주 진행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선 450억원 가량의 매수주문이 들어온데 이어 추가 수요가 생겨 발행규모를 확대했다. 증권사의 리테일 투자상품부서에서 대거 투자에 참여했다. 풀무원은 지난해엔 영구채와 비슷한 영구전환사채(CB) 700억원 공모 발행에 도전했으나 외면을 받았다. 지난 8월엔 사모방식으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풀무원의 이번 영구채 금리는 연 4.9%에 달한다. 명목상 만기는 30년이지만 풀무원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발행 3년 후 풀무원이 채권을 상환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금리가 2.5%포인트 높아진다. 3년 후 상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사실상 3년 만기 고금리 채권이다. 다만 영구채는 풀무원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파산할 경우 다른 대출이나 일반회사채 등에 후순위로 변제받는 채권이다. 풀무원 영구채 신용등급은 기업신용등급(A-)에 한 단계 아래인 BBB+다.

풀무원은 중국사업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고전하고 있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부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투자가 몰린 것은 고금리 투자상품을 찾기아보기 힘들어진 상황 때문이다. 한 증권사 IB본부 관계자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고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지만 고금리에 대한 상품 수요는 여전하다"며 "듣도보도 못한 상품보다는 친숙한 기업 관련 투자상품에 선호도가 높아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향후 일반기업의 영구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전반적인 금리가 낮아진데다 수요가 늘어 우량 대기업이 아닌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기업들이 영구채 발행을 검토해볼만해졌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이면서 의결권은 없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지난달 현대오일뱅크가 영구채 1300억원 규모를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대기업들은 한 때 영구채를 사모 방식으로 대거 발행했으나 최근 몇년 사이 줄어들었다. 2012년 일반기업 영구채 발행이 허용되자 두산인프라코어가 산업은행의 주관으로 해외에서 5억달러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듬해 롯데쇼핑이 영구채 2700억원을 발행했고,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도 2013년 각각 1조원과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자금조달 대안이 많아져 대기업들의 발행은 주춤해졌다.

한편 금융사들은 꾸준하게 영구채를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 금융사들이 잇따라 상각형 영구채를 공모로 발행했다. 일반 은행채(5년물)은 금리가 연 1%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최근 발행되는 영구채(5년 상환 콜옵션)는 금리가 연 3%대 초반으로 높아 인기가 높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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