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시회,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경험 제공해야

입력 2020-10-27 15:44   수정 2020-10-27 23:26

1990년대 중반 미국 뉴욕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현지에선 ‘온라인 전시회가 오프라인 전시회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쟁이 한창 뜨거웠다. 이후 전시회에서 각종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늘었지만 여전히 온라인은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전시산업은 정보기술(IT)산업의 급성장에도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전시회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자유로운 대면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오프라인을 대신해 열리는 온라인 전시회에 대한 효용성 논의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 온라인 전시회의 활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전시·박람회가 갖는 대면 중심의 본질적 가치다. 온라인 전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행사의 명맥을 유지하는 일시적인 대안일 뿐 오프라인 전시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가상은 실물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중국 최대 소비재전시회인 ‘캔톤페어’ 한 참가업체의 말을 전하며 라이브스트리밍을 도입한 전시회가 오프라인 전시회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전시회는 실제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기업은 전시회에서 짧은 시간에 업계 전체를 파악하고 다른 회사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얻는다. 대면 중심의 전시회가 가장 확실한 비즈매칭과 세일즈 성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온라인에서 개최된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가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전시회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온라인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전시기업인 ‘트레이드쇼 로직’도 참가기업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가상 전시회에 참가한 상당수 기업이 비용 대비 수익과 상호작용, 면대면 경험 등에서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전시회가 재개되면서 전시장 인근 상가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와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는 소독~발열체크~마스크 착용~등록 외에 4㎡당 1명 거리두기 기준에 맞춰 입장인원을 제한하는 철저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상황에도 많은 관계자가 전시장을 찾았다.

국제전시협회(UFI)에 따르면 연간 시장 규모 3250억달러의 전시산업은 32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 세계 GDP에 1980억달러를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시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다준다. 기업의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플랫폼인 동시에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기업은 물론 산업 전체의 혁신성장을 이끄는 핵심 도구로서 오프라인 전시회가 또다시 중단돼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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