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5년 만에 특수 누리지만…국내 자전거업체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0-10-27 17:22   수정 2020-11-04 15:4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자전거업계가 5년 만에 찾아온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체육 활동 및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줄어든 대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 홀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 들어 국내 자전거 회사의 실적도 크게 뛰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산악자전거(MTB)와 로드바이크(이른바 사이클) 흥행에 따른 국내 자전거산업의 옛 영광을 되찾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자전거 시장에서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 시장을 선점한 해외 브랜드에 대부분 실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고착됐기 때문이다.
3분기 자전거 수입 79% 급증
국내 자전거 시장은 토종 브랜드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전체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전거 대부분을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또는 현지 직접 제조 방식으로 수입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대만의 자이언트, 메리다 등 120여 개에 달하는 수입 자전거 브랜드가 분할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전거 수입은 5235만2000달러(약 590억원)로 전년 동기(2920만달러) 대비 79.2%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는 5419만달러를 기록해 작년보다 53.1% 늘었다. 2분기 수치는 아웃도어 활동으로 자전거의 인기가 정점에 달했던 2016년 2분기(7471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국내 자전거 회사의 실적도 개선됐다. 삼천리자전거는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570억원) 대비 35% 늘어난 77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 증가하며 2016년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알톤스포츠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42억원이었다.
“고가 시장은 외국산이 점령”
국내 자전거산업은 2000년대 중반 웰빙 문화가 확산하면서 MTB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선 로드바이크 등 프리미엄 자전거가 인기를 이어갔다. 알톤스포츠는 2014년 매출 62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듬해 삼천리자전거는 매출 1267억원을 올렸다. 이 시기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16년 이후 국내 자전거 업황은 내리막길을 달렸다. 2015년 이후 대기 중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야외 활동 종목인 자전거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또 서울시가 2015년 10월부터 공공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생활자전거 신제품 수요가 감소했다.

자전거업계는 올 들어 나타난 반등 분위기에도 국내 자전거산업이 옛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전거 시장에서 수백만~수천만원대 프리미엄 자전거의 입지가 지속적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의 주력 상품은 20만~30만원대 생활자전거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부효과는 대부분 수입 브랜드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공유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모빌리티 시장도 자전거산업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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