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은행’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기업 지원에 앞장서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해도 신속한 금융 지원을 통해 업계의 위기 극복을 돕고 있다. 앞으로는 혁신 금융 강화를 통해 기업의 활로를 최전선에서 함께 모색하며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고객 급감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별도의 금융 지원책도 내놨다. 연 1.5% 금리의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시행하는 한편 지원 규모도 확대했다. 당초 1조2000억원으로 계획했던 지원 규모를 7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해 서민경제 위기 극복을 견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임차료와 고정비 지출로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안전판 역할을 해줬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속한 지원을 위해 비대면 금융 지원 절차도 편리하게 바꿨다. 올해 1분기 정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마다 기업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극심한 대출 병목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4월부터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심사업무를 대행하는 ‘간편보증’을 시행했다. 대출 신청부터 보증서 발급, 대출 집행까지 금융 지원 전 과정을 모바일로 할 수 있도록 비대면 절차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치에 발벗고 나서면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도 올랐다. 올 들어 9월까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액은 19조7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전체에서 올해 늘어난 금액의 4분의 1을 웃도는 수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업들의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어려울 때 기업을 적극 지원한 것이 기업 영업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역용품 등 필요 물품도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전국 영업점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손세정제 및 살균소독제를 6만4300개가량 배포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5000만원 상당의 이재민용 구호키트를 지원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이 치료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임직원 교육시설인 충주 연수원을 치료 시설로 제공했다. 212명의 환자와 174명의 해외 입국자가 이곳에 입소해 치료를 받았다.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도 시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언택트 채용 박람회’를 연 게 대표적이다.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 모든 취업 절차를 비대면으로 하는 박람회다. 37개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1만 건 이상의 원서를 접수했고, 이 가운데 278명을 채용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도 전달했다. 전국의 영세 자영업자 등을 선별한 뒤 이들의 자녀 402명에게 장학금 9억원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들이 장기 생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소기업 혁신전환 컨설팅’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업이 구조 개선과 함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위기에 처한 기업에 대한 자문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사·조직·생산관리·M&A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는 혁신 금융을 통해 기업들이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갖춰 은행과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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