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턱밑에 미사일 배치한 대만의 뚝심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0-10-29 10:16   수정 2020-10-29 10:22


중국이 어제 신형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의 기동 영상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중국 관영방송 CCTV 군사채널은 “산둥함이 10개월간 정례 훈련과 해상 시험을 마무리하고 무기·장비의 성능을 검증했다”며 “실전에 초점을 맞춰 항공 지원, 손실 제어, 긴급 대응 등을 훈련했다”는 함장 인터뷰를 내보냈다.

중국이 이번 훈련에 동원한 산둥함은 랴오닝(遼寧)함에 이은 두 번째 항공모함으로 10개월 전인 지난해 말 취역해 중국 황해와 대만해협 인근에서 무기·장비 성능 훈련을 해왔다. 올 연말까지 모든 전투 준비를 끝내고 유사시 대만과 남중국해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산둥함 훈련 영상을 공개하자 이날 대만은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보고서를 통해 중국 본토와 약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마쭈(馬祖), 펑후(澎湖) 지역에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의 주 타깃은 중국 항공모함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산둥함을 앞세워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압박에 나서자 항모를 향한 직접 타격 가능성을 밝히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대만은 이와 별도로 중국 코 앞 4㎞에 있는 진먼도(金門島)에도 첨단 방어기지를 구축해놓고 있다. 진먼도는 대만해협에서 중국 푸젠성의 성도인 푸저우로 들어가는 관문에 위치한 요새로 철벽처럼 굳건하라(金門)는 의미를 지닌 섬 이름이다. 1949년 국공내전 이후 1979년까지 30년간 이곳에서 중국과 대만의 교전이 이어졌다. 대만은 섬 전체를 거대한 요새로 만들고 방어기지를 설치해 중국의 수많은 도발을 막아냈다. 1958년에는 44일간의 치열한 포격전을 겪었다. 하루 최대 6만발의 포탄 세례와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섬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국가 안위를 지킬 수 있었다.

이 같은 대만의 국가적 방어체계와 군사 역량을 보면서 새삼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백령도 등 서해 5도는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최접경지역이다. 대만과 중국 사이보다 훨씬 민감한 지역이고, 거리도 10km 안팎으로 가깝다. 천연의 전략요충지라 할 수 있다.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각종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도 군은 개인화기 사격 훈련을 중단하는 등 저자세만 보이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 공무원이 해상에서 피살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대만의 배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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