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변화에서 기회 찾은 애플·넷플릭스

입력 2020-10-29 19:23   수정 2020-10-30 02:59

일본 책 제목에는 ‘세계 최고’ ‘세계 최강’ ‘초일류’처럼 최상급 단어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 일본 비즈니스맨 사이에서 화제인 《세계 최고봉의 경영 교실(世界最高峰の室)》은 최고봉이란 단어가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경제잡지 닛케이비즈니스 부편집장이자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히로노 아야코(野彩子)는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데이비드 J 티스 UC버클리 교수, 찰스 오라일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헨리 민츠버그 캐나다 맥길대 교수 등 경영학 분야 최고 석학 17명을 인터뷰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앞다퉈 배우고 있는 경영 이론과 통찰을 한 권의 책에 요약 정리했다.

‘동적 역량론(Dynamic Capabilities)’은 최근 세계 경영학 연구자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론이다. 티스 교수는 동적 역량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및 외부 역량을 통합, 구축, 재구성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환경 가운데 기존의 ‘핵심 역량’만으로는 기업의 생존과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어졌다. 동적 역량은 사업 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며 자원 ‘배분’을 통해 변혁을 이루는 3단계 구성 요소로 이뤄진다. 애플이 동적 역량이 뛰어나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데 비해 동적 역량이 부족한 노키아는 스마트폰 혁명에서 뒤처지고 말았다.


‘양손잡이 경영(Ambidexterity)’도 주목해 볼 만하다. 양손잡이 경영이란 ‘기존 사업의 유지’와 동시에 ‘미래 사업의 실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함을 의미한다. 40년 넘게 기업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연구해 온 오라일리 교수는 한때 업계 선두를 달리며 잘나가던 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를 ‘성공 증후군’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기업이 한 분야에서 성공하면 그 분야에 온 역량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잘하는 것을 계속 잘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그것에 집중하는 동안 외부 환경 변화에 무뎌지고 혁신에 대한 거부감이 일어난다. 성공이 곧 실패의 원인이 되는 셈이다.

1997년 DVD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정보통신기술 변화를 주목했다. 인터넷 속도가 충분히 빨라진 것을 확인하고 2007년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어 세계로 시장을 확대해나가더니, 오리지널 서비스라는 새로운 혁신을 통해 콘텐츠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는 ‘기존 사업 유지’와 동시에 ‘미래 사업 실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양손잡이 경영의 모범 사례다.

《세계 최고봉의 경영 교실》은 비즈니스 현장 실무자들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생생한 사례와 실천 전략을 소개하면서 격변의 시대에 자본주의와 경영의 미래를 예측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뉴노멀, 축의 이동 등 토대와 근간이 흔들리는 시대에 생존 전략을 찾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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