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3% 성장'은 착시…2분기 폭락 기저효과

입력 2020-10-30 00:42   수정 2020-10-30 00:47

올 2분기에 30% 넘게 급전직하했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무려 33.1%(연율 기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어 4분기에는 또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33.1%를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분기별 GDP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47년 이후 73년 만의 최대 증가율이다. 시장 예상치(32%)도 웃돌았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발표된 것이다. 연율은 현재 분기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한 뒤 환산한 수치다. 3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전 분기 대비 7.4% 뛰었다. 2분기(-9.0%) 때의 부진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역대급 성장은 착시에 가깝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크리스토퍼 웨이 코넬대 교수는 “실직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겐 이런 GDP 증가율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3분기 성장률이 급반등한 것은 2분기 때 폭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사태로 미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졌던 2분기엔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31.4%였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9% 하락한 수치다.

미국 GDP가 올 상반기에만 2조2000억달러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3분기에 30% 넘게 성장했어도 작년 말 수준엔 크게 못 미친다는 게 브루킹스연구소의 계산이다. 이 연구소의 제이 샴보 선임연구위원은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실제로는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4분기다.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인 하루 8만 명을 넘어서면서 GDP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침체될 조짐을 보여서다. 시카고연방은행이 집계하는 국가활동지수(CFNAI)는 지난달 기준 0.27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 간 추가 부양책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초까지 부양책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이유로 올 4분기에 성장률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클 바 미시간대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경제가 완벽하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노동부가 내놓은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한 주 전에 비해 4만 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14.7%(4월)까지 치솟았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7.9%로 떨어졌으나 갈수록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다. 연말에도 실업률이 7.6% 수준에 머물 것이란 게 미국 중앙은행(Fed)의 관측이다.

미국에서 올 7월 일자리는 176만1000개 순증했다. 하지만 8월 148만9000개, 9월 66만1000개 등 증가세는 눈에 띄게 더뎌지고 있다. 올 3~4월 사라졌던 일자리 2200만 개 중 지금까지 회복한 숫자는 1260만 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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