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 자성해야" 글 올리자…후배 검사들 "물타기" 반발

입력 2020-10-30 15:05   수정 2020-10-30 15:2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에 일선 검사들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진)이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 받고 있다"며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했다.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됐다"면서 2007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을 무혐의 처분한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그때 수사팀에 있던 검사들에게 (BBK 김경준 전 대표에 대한) 상반되는 말을 들었다"면서 "적잖은 국민은 김경준이 아니라 우리 검찰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형이 선고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뇌물 상당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면소 판결을 받은 것, 고(故) 김홍영 검사 상관인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불구속기소된 것 등도 언급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중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중대한 직무상 범죄라고 기소한 검찰이 이런 범죄는 못 본 체했다"며 "범죄자에게 책임을 따져묻는 검찰이 정작 정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난 동료들이 많아 욕 먹을 글인 걸 알지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뤄지고 있는 이때에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선 검사들은 임은정 부장검사가 현장의 비판적 목소리를 호도한다며 반발했다.

A검사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더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B검사는 "지속적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적극 동감하지만 임은정 연구관님 혼자만 자성하고 나머지 검찰 구성원들은 자성하지 않는다는 듯한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썼다.

C검사는 "정작 자성은 없고 남만 비판하고 있는 건 부장님 자신인 듯하다"고 했고, D검사는 "현재 진행되는 것은 이론의 여지 없이 무조건 검찰개혁이고 반대는 무조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냐. 그 방향의 무오류와 의도의 순수성에 어떠한 의심도 허용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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