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석유메이저는 이익 내는데…엑슨모빌만 '3분기 연속 적자' 왜?

입력 2020-10-31 13:53   수정 2020-10-31 13:57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이 올 3분기 6억8000만달러 순손실을 봤다. 3분기 연속 적자다. 엑슨모빌은 30일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석유 수요 침체가 회사 운영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엑슨모빌 외 다른 주요 에너지기업들은 올 3분기 들어 적자를 면한 곳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와 저유가 위기에 빠르게 경비 삭감 결정을 내놓고, 평소 운영비 절감을 위해 투자를 벌인 덕분이다.
토탈, 생산비용 절감 투자 덕에 적자 면해

30일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조정치 기준 8억4800만달러 순이익을 냈다. 애널리스트 평균 추정치(4억7800만달러 순이익)의 약 1.8배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탈은 5년 전 석유산업 단기 침체 당시 생산비용 절감 관련 투자를 대거 벌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토탈은 업스트림(제조) 운영비를 배럴당 5달러선으로 2014년 대비 절반까지 낮췄다. 토탈에 따르면 '5대 오일 수퍼메이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덕분에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을 횡보해도 이득이 난다는 설명이다.

캐나다왕립은행의 비라즈 보카타리아 애널리스트는 "토탈은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타격을 겪고 있지만, 재무상황이 여전히 강하다"며 "신사업인 저탄소 사업 성장, 기존 핵심인 석유사업 유지, 배당 유지 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셰브런·BP는 빠른 위기대처로 실적 개선
미국 2위 석유 생산기업인 셰브런은 올 3분기 2억100만달러 수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은 11센트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작년 3분기 29억달러 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10%도 안 되지만, 시장 환경을 감안한 전망치는 훨씬 웃돈다. 당초 시장조사기업 레피니티브는 3분기 셰브런이 주당 27센트 손실을 봤을 것으로 내다봤다.

셰브런은 "3~5월 대비 오른 유가와 코로나19 발생 후 빨리 내놓은 지출삭감 결정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셰브런은 석유·가스 생산과 정제 비용을 기존 대비 12% 절감했다. 저유가 장기화를 우려해 일찌감치 조직개편에 나섰다. 기존 직원 4만5000명 중 최대 15%를 감원한다. 셰브런은 이날 "저유가를 대비한 구조조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올 3분기 순이익이 86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적자가 1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던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훨씬 나은 실적을 냈다. 네덜란드 기반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과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도 소폭 이익을 냈다.


로이터통신은 "셰브런과 로열더치셸, BP 등은 올해 경비를 대폭 절감하기로 결정한 후 예상보다 높은 분기 실적을 내놨다"고 분석했다.
한발 늦은 엑슨모빌…"2022년까지 구조조정"

셰브런이 구조조정 막바지를 거치고 있는 반면 엑슨모빌은 지난 27일 2022년까지 전세계에 걸쳐 직원 1만4000명 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직원의 15% 수준이다. 감원 중 일부는 기존 예정됐던 고용을 줄이는 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엑슨모빌은 앞서 유럽에서 16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엑슨모빌의 증산 투자 시점도 악재가 됐다. 엑슨모빌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미국을 비롯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지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엑슨모빌은 최근 대규모 사업 확장 계획에 자금을 대기 위해 차입을 늘리고 있던 터라 코로나19 타격이 더욱 컸다"며 "계획을 철회하고 자본 지출을 줄이기로 했지만 재무상태가 상당히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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