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도 벗고 다닥다닥…핼러윈 이태원 발 디딜 틈 없었다 [현장+]

입력 2020-11-01 00:32   수정 2020-11-01 09:53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즐거운 핼러윈 데이입니다. 방역에 동참해주시고 마스크 선물로 받아가세요.

31일 밤 9시께 핼러윈데이를 맞아 찾은 이태원 거리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이날 서울 시내 클럽 22곳과 유흥업소 85곳이 자진 휴업을 결정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이태원을 찾았다.

예년에 비하면 적은 수준의 사람이 모였다는 게 일부 상인들의 설명이었지만 다닥다닥 붙어 한몸처럼 움직이는 인파는 이태원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5월에 이어 또 코로나 터질라'
이태원, 코로나19 방역 시스템 구비

이태원 거리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방역 게이트를 통과해야 했다.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상인들이 마련한 방역 시스템이다. 이태원 거리에 입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QR코드를 인증하고 소독액이 분사되는 게이트를 지나갔다. 그렇다 보니 이태원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방역게이트 앞에 20m 이상 길게 줄을 서야했다.

방역게이트 앞에서 하얀 방호복을 입고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이태원 상인 관계자들도 긴장한 모습이 얼굴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날 이태원에서 만난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의 박담수(60)씨는 "작년과 재작년에 비하면 인파가 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이전까지는 골목이 다 차서 움직일 수 도 없었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5월에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를 맞았기 때문에 제2의 이태원발 코로나를 막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태원 상인들의 적극적인 코로나19 방역 노력에도 위험 천만한 요소들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쪽에 있는 골목길을 통하면 방역게이트를 통과하지 않고도 이태원 거리에 들어 설 수 있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몰리면서 몇몇 골목에서는 정체 현상까지 빚어졌다. 방문객들조차 예상보다 많은 인파에 "와 사람 진짜 너무 많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방역게이트 앞에서 만난 한 커플은 불안한 마음에 "한번만 더 소독해도 되겠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핼러윈 코스튬을 한 일부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일부 일행들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식당과 술집도 대부분 만석이었다. 한 뼘가량의 간격으로 자리에 착석한 방문객들은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마스크를 벗고 분장을 고치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제2의 이태원 발 코로나 사태 막기위해 자체 휴업 결정한 클럽

지난 28일 이태원에 있는 인기 클럽들은 공지문을 올리고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핼러윈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이날 찾은 이태원의 한 클럽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 클럽 앞에는 사람들이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곤 했지만 이날 만큼은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핼러윈 기간 동안 클럽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채 클럽을 찾았다가 닫힌 문을 보고 아쉬움에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외출한 이모(27·이태원동)씨는 "핼러윈 축제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클럽이다"며 "클럽에서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는 핼러윈의 매력인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하니 아쉽다"고 전했다.

클럽이 문을 열지 않으니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일년에 한번 있는 대목이 이렇게 흘러가버리니 아쉬울 수 밖에 없다는 것. 이태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클럽도 문을 열지 않고 구청이나 경찰 단속도 강해지다 보니 이 인근에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며 "금요일이었던 어제만 보더라도 평소 주말보다도 사람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클럽 문 닫으니 주점으로 인파 몰리는 풍선효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클럽들이 일제히 휴업에 돌입하니 사람들은 인근 주점으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인적이 드물던 클럽 주변과 대조적으로 주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1m가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핼러윈을 즐기고 있었다.

날씨가 선선한 탓인지 이태원 거리에 있는 주점들은 모두 문을 열어둔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점과 거리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주점에 앉아 술을 마시는 손님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벗고 있어 마스크로 인한 방역효과가 무의미해지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로 이태원을 찾은 사람이 예년보다 적다는 인식이 깔리다 보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걱정도 그렇게 크지 않는 듯 했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강모(26·목동)씨는 "매년 핼러윈 기간동안 이태원을 찾곤하는데 오늘 이태원을 찾은 사람은 예년의 10분의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평소 같았으면 골목 끝에까지 사람들이 가득차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의 불씨 아직 꺼지지 않아, 방역당국도 긴장
30일 자정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127명이다. 나흘 연속 세 자릿 수를 기록하고 있고 이 가운데 서울에서만 신규 확진자가 50명이 발생했다. 산발적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도 핼러윈 기간동안 방역지침을 한번이라도 어기면 고발조치에 들어가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까지 꺼내들었다.

핼러윈 기간을 앞두고 방역당국은 유흥시설 이용 자제를 거듭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30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번 핼러윈 데이에는 가급적 대규모 파티나 행사를 자제하고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장소 출입은 삼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기운 /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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