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질 추락…韓 성장잠재력 훼손 우려>

입력 2013-02-21 05:57  

청년 취업의 질이 급락하고 있다.

생애 첫 직장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수가 4년만에 60% 가까이 급증한 반면, 정규직 취업은 11.6% 줄었다.

직장을 구하는 데 성공한 청년층의 수가 매년 줄어드는 등 취업문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장기화ㆍ고착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 4년새 60% 증가 21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졸업 혹은 중퇴후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인 만 15∼29세 청년의 수는 2012년 기준 80만2천명으로 2008년 50만5천명보다 59.0% 늘었다.

반면, 계약기간이 1년보다 긴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잡은 청년은 같은 기간 28만7천명에서 11만6천명으로 59.6% 줄었고, 정규직 등 계속 근무 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청년도 285만2천명에서 252만명으로 11.6%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층의 취업은 질적으로만이 아니라 양적으로도 후퇴했다.

만 15∼29세 졸업ㆍ중퇴후 취업 유경험자의 총수는 451만3천명에서 402만8천명으로 4년만에 10.8%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을 첫 직장으로 삼은 청년 수가 21만6천명 줄어 가장 큰 폭의감소를 보였고, 관리자ㆍ전문가(12만명), 기능기계조작종사자(6만7천명) 등 순으로감소폭이 컸다.

서비스ㆍ판매 종사자는 118만1천명에서 116만9천명으로 거의 줄지 않았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보니 임시직으로라도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들어왔다가 계약기간이 연장돼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면서 "대부분 인턴 같은 것이어서사실상 취업으로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고용 불안정 방치…국가 성장성 훼손될 수도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다산업구조 자체도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소수의 전문기술인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문제는 청년층의 고용 불안정이 개인적 고통을 넘어 국가 전체의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경기침체에 직면한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선택 자체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행태를 보일 경우, 전체적으로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는이른바 '구성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신동엽 간사는 "경기가 회복되면 자연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신 간사는 "고용 불안정은 소비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경기 회복을 위해선 고용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처럼 고용 안전망이 잘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는 고용 불안정에 따른 소비위축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외면하면어떤 제도를 만들어도 경기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팀장도 "단기 계약직으로는 장기적ㆍ안정적 소득이 창출되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 소비를 할 수가 없다"면서 "아울러 결혼 적령기가 늦춰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등 국가의 성장잠재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간사는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정규직을 채용해야 하고, 정부는 그렇게 될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거시적 측면에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발표당시보다 0.4%포인트 낮은 3.2%로 최근 크게 낮췄다.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0.3%포인트 높은 3.5%로 전망됐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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