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달러·국채 강세…안전자산으로 다시 돈 몰리나>

입력 2013-03-28 05:58  

달러와 국채, 금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2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고, 2월 한때 급락했던 국제 금시세도 온스당 1천6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등 선진국 국채 금리도 하락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엔저와 키프로스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회복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 부호를던졌다.

◇ 달러가치 2년 8개월 만에 최고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무역 가중 달러인덱스'는 26일 85.50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 13일 86.14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 85 위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수가 86을 넘긴 것은 2010년 7월 5일 86.05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추세적으로 하락해 작년 10월에는 80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최근들어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요 선진국 통화와 비교해도 강세다.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5.70원으로작년 말에 비해 3.3%가량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엔·달러 환율은 9.0%, 유로·달러 환율은 2.8% 올랐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선진시장 펀드에서는 작년 초부터 11월 23일까지 641억7천만 달러가 유출됐지만 이후 자금이 급속도로 들어와 이달 22일에는 2억7천800만 달러 순유입으로전환했다. 불과 4개월 사이 650억 달러 가까운 돈이 선진국 펀드로 몰린 셈이다.

반면에 글로벌이머징마켓(GEM), 아시아(일본 제외) 등 신흥국 관련 펀드는 이달들어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22일 기준 9억2천2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금 가격 인상, 미국 등 선진국 국채 금리 하락 등에서도드러난다.

런던 금시장에서의 국제 금시세는 올해 초 온스당 1,693.75 달러였던 것이 2월한때 온스당 1,560 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지난주 1,600 달러선을 회복했다. 주요국 국채 금리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달러·국채 동반강세…이유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는 엔저와 키프로스 재정위기 등이 꼽힌다.

엔화 약세에 키프로스 재정위기로 인한 유로화 약세가 겹치면서 달러가 3년래최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인덱스는 유럽, 일본, 캐나다, 영국, 스웨덴, 스위스 등 6개국 통화로 구성되는데 캐나다와 일본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 국가여서 실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엔화가 대폭 절하됐고, 키프로스 사태 때문에 유로마저 절하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와 통상 반대 움직임을 보여 온 금 가격이 동반 상승한 데도 키프로스재정위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지영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키프로스 사태의 핵심 쟁점은 예금에도 과세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로 예금도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근본적 수단이될 수 없다는 불안이 반영된 결과가 금 가격 급반등"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목적의 수요가 커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지속 방침 등도 금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도 강세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서 2% 위에서 움직이다가 키프로스 이슈를 계기로 2% 아래에서 묶여 있다"면서 "독일, 영국 국채는 미국 국채 대비 금리 하락폭이 더 크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전망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확실성과 유로존리스크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채권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는 무관하다는 의견도있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10일 이후 미 국채 금리가 고점 대비 이후로 떨어진 것은 맞지만 월간으로는 전월보다 올랐기 때문에 안전자산 심리 강화로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안전자산 선호 당분간 이어질 듯 세계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유럽발 재정 위기에 대한우려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유현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금융상태에 대한 불안감 등 때문에 올해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채권시장도 강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에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 때문에 채권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세훈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2% 아래로 내려왔고 독일과 영국 국채도 크게 떨어졌다"며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증권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는 유지될것"이라고 예상했다.

키프로스 사태로 은행 예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금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서지영 연구원은 "예금이 안전 자산의 보존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실물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며 "금값은 올해 안에 온스당 1천700 달러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추세가 장기적인 기조로 접어들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많다.

안전자산 선호에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위험 요인이 작용하기는 했지만, 미국 경기가 홀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존 위기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미국의 독주 현상이 잦아들면 달러의일방적인 강세는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방 예산 삭감(시퀘스터) 여파 때문에 2분기에는 미국 경제의 강세가 덜해질 수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유로존도 안정을 찾으면 달러 가치는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 집중된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에도 전파되면 선진국 펀드에 대한 쏠림 현상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파되면 세계 유동성이 몇 개월 안에 신흥국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고진단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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