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지방(<인터뷰> 퇴임 앞둔 서남표…)

입력 2013-01-30 15:13  

<<30일 오후 1시47분 송고된 연합 지방 '<인터뷰> 퇴임 앞둔 서남표 KAIST 총장' 제하 제목의 기사에서 본문 19번째줄 교장을 총장으로, 20번째줄 교수를 총장으로 바로잡습니다.>> <인터뷰> 퇴임 앞둔 서남표 KAIST 총장 "총장은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돼야"

"총장은 학교를 경영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신념을 지닌 지도자여야 한다. 세상을 크게 볼 수 있는 사람이 후임이 되길 바란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내달 23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

퇴임을 앞둔 서남표 총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AIST를 세계 10위권 대학에 올려놓는다는 큰 목표를 갖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테뉴어, 차등적 등록금 등의 개혁 조치 때문에 내부 반발에 부딪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서 총장과의 일문일답.

--성과도 많았고, 갈등도 많았던 일년이었다. 지난 한해를 평가한다면.

▲온라인 전기자동차(OLEV·올리브)가 구미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될 예정이고 서울대공원에서 시범운행 중인 올리브 코끼리열차는 연매출 4억원을 올리고 있다. 여러 학과의 교수들이 융합 연구를 통해 2년만에 실제 연구를 상용화한 것은 올리브가처음이다. 그동안 과연 될까 하는 시선들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에서 2009년 500억원을 투입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줬고, 덕분에 현재 전세계적인 혁신 기술로평가받고 있다. 또 다른 역점사업인 모바일 하버(움직이는 항구)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 앤드루 영 애틀랜타시장이 미국 남부의 제일 큰 공항인 애틀랜타 공항에 모바일 하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협상 중으로 사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KAIST가 국내 대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제작은 기업에서 담당하게 된다.

--온라인 하버나 모바일 하버와 같은 사업들은 퇴임 이후에는 어떻게 진행되나.

▲후임 총장이 잘할 것이라 믿는다. 이건 KAIST 사업이 아니라 국가사업이다.

나랏돈으로 추진한 일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술이다. 그동안 삭감된 예산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아이디어는 저에게서 나왔지만 교수님들과 동료들의도움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 같은 큰 사업을 단시간에 해낸 것이 KAIST의 저력이고, 프로젝트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임 로버트 러플린 총장 때부터 교수들과 마찰을 겪었다. KAIST 학내 갈등의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KAIST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한국 대학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의 경우 능력 있는 총장을 외부에서 초빙해오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교수들은 자문을 하고, 이사 등으로 구성된 search committee(발굴위원회)나 헤드헌터등을 통해서 총장을 뽑는다. 반면 한국은 학교 안에서 총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같은 문화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학교를 새롭게 보고, 문제를 찾고, 새로운방향을 정하고, 학교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밖에서 데려오는 것 아니냐. 하지만구성원들은 여태껏 해오던 방식과 다르니까 불편해한다.

--임기 동안 추진해온 개혁 제도들 때문에 갈등을 빚었는데. 교육 철학에 대한신념에는 변함이 없는지.

▲나는 시스템 디자인 이론 전문가다. 큰 틀에서 디자인을 하고 상세분야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학문이다. 이 이론을 학교에 적용한다면 KAIST를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 연구중심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큰 디자인이었다. 그 목적이 틀렸다고 한다면 나를 총장으로 쓰지 말았어야 했다.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을 목표로두고 진행한 방법론이 테뉴어, 등록금 차등제 등이었다. 학비가 국비로 지원된다는이유로 학교를 더 다니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래서 연차 초과자에게는 수업료를 받았다.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으로 있을 때도 후배 교수에게 테뉴어(정년보장심사)를통과시켜 주지 않아 교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적이 있었다. 유족들에게 원망을 많이 들었지만, 후배라는 이유로, 친하다는 이유로 봐주면 안된다. 총장은 CEO이자 리더이고, 신념이기 때문에 목적을 위해서는 예외를 두면 안된다.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스스로 나가기로 한 이유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사회와 뜻이 안 맞는데. 나를 지지하던 이사들이 전부 교체됐다. 1년 동안 싸웠지만 이제 지쳤다. 이사회에서 좋은 총장을 후임으로 뽑아주길 바란다. 일부 목소리를 내는 교수들과 불협화음을 냈지만 80%는 내가 가는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보직교수들도 나를 반대하는 교수들로부터 물러나라는 협박을 많이 받았다. 전임 러플린 총장이 물러난 것도 학과장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내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 대학에서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개혁은 어렵다.

--퇴임을 한 달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책을 하나 쓰고 있다. 다음 달 출간을 목표로 집필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학들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하우, 제언 등 내 경험을 담은 것이다. 퇴임 이후에는 미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에 들어올 계획은 없다. 앞서 미국 과학재단(NSF)을 떠날 때도 동료들이 오라고 했지만 3년 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전임자가버티고 있으면 후임자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요직 등) 제안을 받더라도 미국에 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음 총장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제일 중요한 덕목은 ethics 즉, 윤리다. 윤리가 확실하지 않으면 다른 것이흔들리게 된다. 두 번째는 세상을 크게 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총장은 학교를경영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리더 즉, 지도자다. 리더는 방향과 큰 목적을 정하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절차와 방법을 지시하는 경영자는 할 사람이 많다. 총장에게 매니지먼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자꾸 교수협의회와 소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소통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테뉴어 문제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는 나가야 한다. 나는 개혁을 하려 한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대학들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들을 옮겨놓은 것뿐이다. 전 세계 인구의 1%밖에 되지 않는 한국이 발전하려면,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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