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희망을 심고 미래를 가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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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0 09:19  

[스페셜리포트] 희망을 심고 미래를 가꾼다

<앵커> 기업의 사회책임활동을 짚어보는 특집 리포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26년 동안 지속적인 숲 가꾸기 운동으로 기업의 사회책임활동의 전형을 보여준 한 회사를 소개합니다. 이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5월의 싱그러움을 한껏 머금은 숲 속에서 야외수업이 한창이다. 오늘은 솔방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평소 책으로만 봤던 내용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만져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여간 진지한 게 아니다. 현장에서 자연을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곳 아이들은 식물원이나 동물원이 별로 부럽지 않다.

<인터뷰> 이석현 화랑초등학교 4년
“다른 학교에서는 먼 곳에 견학가서 직접 봐야하는데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직접 체험하고 여러 개를 볼 수 있으니까 아름답고 재밌어요.”

<인터뷰> 우성민 화랑초등학교 4년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두세 개씩 나왔어요. 여기서 번식하는 곤충이 많은 것 같아요.”

이곳에 울창한 숲이 들어선 것은 지난 1999년의 일이다. 위생?건강용품 회사 유한킴벌리가 숲을 만들면서 학교가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수 백 종의 다양한 동식물에 둘러 싸여 아이들은 오늘도 자연 속에서 놀고, 또 배운다.

학교가 자연과 생태공간으로 거듭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아이들의 변화. 다른 학교에선 심심찮게 발생하는 학교폭력 등의 불미스런 일이 여기선 과거사가 된 지 오래다.

<인터뷰> 우명원 화랑초등학교 교사
“요즘 아이들 학원 공부에 매달리고 또 컴퓨터 게임에 빠졌고 콘크리트 문화에 갇혀서 심성이 많이 메말라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학교숲에 와서 놀고 공부하면서 심성이 살아나고 감성이 풍부해져서 전에 있던 폭력도 거의 없어졌고 욕설도 거의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학교숲 만들기 운동은 지난 1995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700개 이상의 학교에서 진행돼 왔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확신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 환경을 향한 26년의 열정

<이승필 기자> 유한킴벌리는 독립운동가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고 유일한 박사가 미국의 위생용품 기업 킴벌리클라크와 합작해 1970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유한킴벌리는 창업자의 뜻을 이어받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984년에 환경공익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유한킴벌리의 캠페인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더구나 그땐 환경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시기였다.

<인터뷰>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
“당시 환경이란 이야기를 던지는 것 자체가 효과가 없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환경이냐 이런 생각을 가졌고 환경이란 단어 자체가 없었다. 그 당시에는 환경하면 지금처럼 자연생태를 보전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개념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단어 자체가 던져주는 의미가 그냥 배경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활동을 통해 결국엔 기업과 사회,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운동은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이후 국유지와 공유지에 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캠페인은 본격 시작됐고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앞으로 환경을 가꾸어 갈 미래세대에 주목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학교숲 운동과 전국의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자연학습체험 캠프다. 여고생 자연캠프에선 환경과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청소년의 감성을 채워주고 있다. 지금까지 3천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새로운 가정을 꾸려갈 신혼부부도 또 다른 주인공이다. 유한킴벌리는 26년 동안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를 통해 전국 각지와 북한의 금강산에서 3천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었다. 올해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행사에도 250여 쌍의 신혼부부가 모여 부푼 희망을 담아 자연을 가꿨다.

<인터뷰> 박지혜/인천시 연수구
"주말이고 그러니까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뜻 깊은 행사니까 나중에 자녀가 생기면 또 우리가 전에 나무를 심었다 얘기할 수 있고..."

환경지킴이 활동은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를 줄이기 위해 유한킴벌리는 1999년부터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왔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운동은 이제 단순한 숲 가꾸기를 넘어 인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사회활동이 됐다.

# 100년 경영의 토대를 다진다

유한킴벌리가 지난 26년 동안 심거나 가꾸어 온 수천만 그루의 나무에선 믿음이란 이름의 열매가 자라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와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에서 확고한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인터뷰> 박지혜/인천시 연수구
“고등학교 때 생긴 이미지가 크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에 지금 주부가 돼서도 유한킴벌리 기업 자체에 관심이 많아졌고요. 그리고 그때 좋은 기업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서 하는 봉사활동이 있으면 이후에도 계속 하고 싶어요.”

<인터뷰>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경제위기 상태에서 더 기업들이 위축되어 있다. 그러나 유한킴벌리는 그러한 추세와는 상관없이 꾸준하게 윤리경영, 투명경영, 환경경영 그리고 가족친화적인 경영을 해 왔고 여성들을 위해서도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으면서 유한킴벌리는 2004년부터 6년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 또 최근 7년 동안 지속가능경영대상과 로하스경영대상 등을 수상했다.

<인터뷰> 한상록 능률협회컨설팅 지식경영센터장
“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는 성장을 중심으로 했고 아무래도 환경에 대한 생각을 못 했다. 지역활동에 공헌한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 유한킴벌리는 그 부분에 대해 강조해왔다고 본다. 1990년대를 넘어 2천년대로 들어가면서 그 부분이 강조되다 보니 소비자들이 생각하기에 유한킴벌리가 사회적 기업이라고, 사회적 가치가 높다고 인정한 것 같다. 그 부분이 확실하게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와 사회의 신뢰는 유행에 따라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불황에 위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지난해 유한킴벌리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터뷰> 한상록 능률협회컨설팅 지식경영센터장
“기본적으로 존경받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이 모두가 인정하기 때문에...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특히 신뢰를 기반으로 해서 확실한 기업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좀 더 외부 경기가 좋아진다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환경이란 말조차 낯설었던 1980년대. 유한킴벌리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미래에 대한 확신 하나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운동’을 시작했다. 이는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굳건한 브랜드 가치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업과 사회의 공존을 고민해 온 유한킴벌리의 발자취는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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