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의 공존…`경기와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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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9 09:36  

기대와 우려의 공존…`경기와 유가`

[장용혁의 Moneyball] 기대와 우려의 공존…`경기와 유가`

주유소에 공시가격이 리터당 3천원이 적혀 있다고 가정하자. 생각만 해도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더 문제되는 건 전혀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처럼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 또 그로 인해 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국가에서 주식투자를 한다는 건 참 슬픈 현실이다. 이럴 땐 땅만 파면 시커먼 원유가 콸콸 쏟아지는 저쪽 더운나라 국가들이 참 부러워 진다.

시장에서 고유가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물가상승을 야기시킬 것이고 소비는 위축된다, 고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량 위축을 진행해야 하고, 금리를 맘놓고 내릴 수 없어진다. 글로벌 유동성 움직임은 앞서 3편의 연재에서 소개했듯이 긍정적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과 중국은 양적완화에 동참했고 특히 글로벌 유동성을 리드하는 미국은 2014년도 말까지 초저금리 유지와 경기 위축시 QE3를 약속했다.

이러한 유동성 증대 상황에서 지금의 유가급등은 분명한 리스크 요인이다. 오는 3월 2일 이란의 총선을 앞두고 유가는 연일 고점 갱신중이고,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유가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분명히 글로벌 유동성 증가 기대상황에 있어서 변수로 다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지난 과거 데이터를 검색해 봐야 한다. 과거 유가가 올랐을 때, 시장이 밀렸었나?

◆ 유가와 지수의 비교



결론은 아니다. 물론 지금 다가오고 있는 유가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시장을 꺽는 요인은 아니었고, 과거 2008년 7월 유가의 꼭지보다 시장이 일찍 꺽이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만한 유가상승에는 주가와 동행했다.

물론 지금 상황이 화학주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가격전이를 시키기에 용이하지 않고, 정유주 입장에서도 주요소 가격고시란에 3000원이란 가격표를 붙일 분위기도 아니다. 항공 해운주들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고, 자동차주 역시 고유가는 물론이고 최근 엔화움직임에 비춰 볼 때도 만만치 않다.이런 상황 때문에 투신들은 이러한 업종군을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유가 상승이 과거처럼 120~130달러를 부담스럽게 뚫고 올라가지 않는 이상은 주가를 꺽을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시장 전반적으로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올라 붙었는데, 유가에 대한 우려만으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접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다.

문제는 시장자체적인 요소다. 주가와 경기를 따로 생각할 수 없고, 유입된 수급이 워낙 몰려서 들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투자의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인과 개의 산책’이라는 표현을 통해 주인을 경기로 비유하고, 개를 주식으로 비유해서 의견을 남겼다. 산책에 나선 주인과 개는 목줄의 길이만큼만 멀어질 수 있다. 개가 기분이 좋아서 앞으로 뛰어 나간다 해도 그 목줄만큼 벗어날 수 있으며, 주인이 따라 오지 못 하면 개는 주인 곁으로 되돌아 오기 마련이다. 지금의 주가는 전체적인 글로벌 리스크가 감소하면서 밀려드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급격한 반등을 보여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개가 앞으로 뛰어 나갔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지 경기 자체가 꺽였다고 볼 순 없다

◆ 가장 양호한 지표를 자랑하는 미국의 성장률 기여요인



위 표에서 보듯이 미국경기의 최대 기여는 단연 소비다. 최근 양호한 고용지표로 소비의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소비할 수 있고, 소비 하니까 물건을 추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가 선순환 돌고 있다라는 표현을 할 만 하다. 물론 완벽히 소비 심리가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지만 줄어드는 실업률은 소비심리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비주거용투자, 즉 기업의 투자와 약달러를 기반으로 한 수출이다. 이 두가지 요인이 줄어든 소비를 메꿔주고 있다.

유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최근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전월대비 증감(MoM)이 올라오고 있어서 조만간 유로존 전체의 경기선행지수도 반등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 유로존 경기선행지수 추이



유도존도 마찬가지로 경기를 끌어올리는 최고의 대목은 단연 수출이다. 최근까지 유로당 1.3달러에 불과한 약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일과 같은 수출 강대국은 상당한 이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 유로존 GDP 성장요인



선순환이 돌고 있는 미국, 바닥 찍고 오를 수 있다는 유럽, 엔화를 통해 부활을 다짐하는 일본, 경착륙을 막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중국 이러한 각국의 상황을 봤을 때, 지금의 유가상승은 분명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재의 강세마인드를 꺽을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분명히 속도조절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속도조절이 예상된다고 해서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을 낼 수 없는 타이밍이다. 연속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남았다. 외국인의 매수가 완전히 멈춘 것인지, 매도로 돌아섰는지, 정말로 유가가 120 달러 이상 가서 소비를 위축시키는지, 그로 인해 추가로 유동성을 풀 수 없는 상황이 오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금융시장에 있어서 가장 민감한 지표는 환율이다. 환율을 보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내 손에 든 패만 보고 카드를 하는 것과 같다. 시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움직일 지표가 환율이라는 것이다. 지금 환율은 외국인이 대거 처분하기에는 환율 하락이 부족하고, 유로화는 바닥 찍고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고점 찍고 밀렸다. 이 부분부터 변화가 감지 될 것이다.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을 시작해서 외국인의 매도에 대한 트리거를 당긴다던지, 유로화가 저점을 깨고 달러인덱스가 고점을 뚫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확인하기 전까진 아직은 속도조절이다. 단순한 속도조절에 유동성 풍만한 시장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순 없다.

<글. 장용혁 한국투자증권 eFriendAir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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