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美 금융시장 볼커모멘텀 논쟁

입력 2013-01-24 07:5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요즘 미국증시가 상당히 좋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글로벌증시가 좋다. 이달 말에 있을 FRB 회의가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증시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회의에 앞서 역볼커 모멘텀, 볼커 모멘텀과 관련된 논쟁이 많다. 이는 올해 첫 연준회의에서 결정될 미국 통화정책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폴 볼커라는 사람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획기적인 정책을 많이 내놓았던 사람이다. 또 실패를 해 볼커 실수도 저질렀던 사람이다.

폴 볼커라는 사람은 제1차 오일쇼크 이후 미국의 Fed 의장이다. 볼커 모멘텀은 한마디로 볼커 독트린이다. 당시 1차 오일쇼크 이후 미국의 물가가 상당히 불안했다. 그래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의 목표인 물가안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그리고 이것을 유지하다 보니 중앙은행은 정부에 흔들리지 않아야 했다.

그래서 물가안정 목표를 위해 중앙은행에 정책적으로 협조하는 것보다 독립성을 강화시켰기 때문에 아주 유명했던 것이다. 물가안정을 위해 인플레 타깃팅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사람이다. 이것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것은 1990년 뉴질랜드 중앙은행이다. 그러나 인플레 타깃팅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사람은 폴 볼커다.

1월 말에 있을 올해 첫 연준회의에서 이 문제는 가장 크게 거론될 것이다. 역볼커 모멘텀이란 버냉키 독트린이다. 버냉키가 지금까지 미국의 통화정책을 어떤 각도에서 이끌었을까. 물가안정 보다는 위기의 극복과 성장을 우선시했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위기시 성장 우선으로 가고 정책 여지가 적은 상태에서 경기를 부양시키고 위기를 극복하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보다 오바마 행정부가 정책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독립성보다는 협조를 강조했다.

작년 12월에 FRB 역사상 아주 획기적인 조치인 고용목표제를 도입했다. 6.5%의 실업률이 될 때까지는 현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화정책 목표에 성장률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이냐는 성장목표제가 역볼커 모멘텀의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학사에서 보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목표와 관련해 학파 간 천사와의 키스, 악마와의 키스 논쟁이 있었다. 어떤 경제용어든 한꺼번에 나오지는 않는다. 서로 연관성이 있다. 볼커 모멘텀과 역볼커 모멘텀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 볼커 모멘텀은 천사와의 키스에 해당되고 역볼커 모멘텀은 악마와의 키스에 해당한다.

여기서 악마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천사와의 키스에서 천사란 깨끗한 이미지로 가장 기본에만 충실한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의 설립 목적이 물가 안정이니 기본만 충실하라고 통화론자들이 주장했다. 그러나 케인지언은 경기부양이나 위기극복이 목적이다. 그래서 물가안정 이외에 다른 목적을 중시한다고 해 악마의 키스를 한다고 표현한 것이다. 과거 천사와의 키스, 악마와의 키스와 비슷한 논쟁이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

지금은 물가안정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일본에는 물가안정 후순위 정책도 나오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보면 고용목표제를 도입하는 문제, 성장목표제를 도입하는 문제다. 미국은 고용목표제를 도입했고 영란은행은 획기적으로 성장목표제를 도입했다. 영국에 더블딥 우려가 있다 보니 성장률을 2%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여기서 영국의 2%는 잠재성장률에 해당된다.

통화정책의 명목 경제성장률을 이렇게 올리겠다는 것은 아주 획기적이다. 이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그리고 일본은 물가안정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엔저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대표적인 선진국들이 이와 같은 물가 안정 이외에 역볼커 모멘텀에 해당되는 성장과 고용을 중시한다.

다른 신흥국들도 지금 중앙은행의 태도로 볼 때 명시적으로 선진국만큼 선언하지는 않지만 묵시적으로 보면 물가안정보다 고용과 일자리 창출, 경기부양,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둔다.

앵커 > 이틀 전에 끝난 일본은행의 정책회의가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단 물가 안정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을 포기하다 보니 결국 인플레 타깃팅선을 2%로 올렸다. 그러면 발권력을 동원해 엔저를 유도하는 것에는 사실상 문제가 없다. 국제적으로 보면 발권력을 동원해 자국의 통화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굉장히 나쁜 행위에 해당한다. 지금은 IMF나 독일과 미국 같은 모든 국가들이 반발해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엔달러환율이 90엔 정도 가니까 일부 사람들은 100엔 이상 간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엔달러환율이 90엔 이상 가는 것은 일본 국민들과 수출업체 모두 좋지 않게 생각한다. 90엔에서 환율이 오르는 슈팅하는 기간에 있어 92엔, 93엔 정도 올라갈 수는 있어도 90엔 이상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엔달러환율이 90엔을 찍고 굉장히 주춤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정책적으로 엔저를 끌어올리는 것은 그만큼 우호 세력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아베가 곤혹스럽게 되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가 반대하고 있다. 일본도 수출업체, 수입업체, 국민들 모두 반대하니 아베가 아무리 고집을 부린다고 해도 엔저 정책을 끌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엔달러환율이 90엔대 내외에서 주춤하는 양상이다.

일본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한 사람은 1990년대 일본중앙은행 총재를 맡았던 미에노다. 미에노 총재는 물가안정을 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으니 이는 볼커 모멘텀과 같다.

대장성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이는 물가안정보다 성장 촉진, 엔저 유도, 수출 중심을 추구한 것이다. 대장성은 과거 1950년대 초반부터 약 50년 간 정권을 유지했다. 그래서 역볼커 모멘텀과 같다.

이 논쟁이 중요한 이유는 모두 중앙은행의 목적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중앙은행이 이러한 입장을 취한 것은 역볼커 모멘텀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미에노 패러다임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대장성 위주, 일본의 아베 정부로 간다는 것이고 자민련 패러다임으로 간다는 의미다. 이것이 지금 일본 내에서도 굉장히 화두가 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정말로 비난의 소리가 많다. 아베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얼굴이 상당 부분 찡그러질 것이다. 지금은 아주 의지가 강한 식으로 나오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얼굴을 찡그릴 것이다. 엔저 정책에 실패할 경우 잃어버린 30년의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새로운 용어가 나올 만큼 변신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덜 변신한 상태에서 금리 인하의 폭도 적고 돈도 풀지 않는 것이 한국은행의 모습이다. 지금 모든 통화와 원화 강세에 대해 그렇게 어렵게 찾았던 현대차나 기아차가 자꾸 일본에 뒤지는 요인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차기 정부에 맞춰 경기부양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

상당 부분 다행인 것은 김중수 총재가 최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물가안정보다는 성장을 부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변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경기부양 쪽으로 간다면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독립성보다 그때그때 맞춰 부처에 운신의 폭을 가져갈 것이다. 부처도 새로운 환경에 개편을 해 정부조직법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 독립성의 본질을 훼손시키면 안 된다. 그러나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조가 중요하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중앙은행의 독립성만 살리겠다고 외골수로 하면 문제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에 협조하는 자세로 가고 있다. 지금은 물가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경기부양을 한다면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나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 중하위계층의 이중 부담 문제를 풀어주는 것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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