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의 새 과제 '디스토피아'…그 실체는?

입력 2013-02-25 07:02   수정 2013-02-25 09:37

오바마 정부 집권 2기가 출범했다. 취임식 주제인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에서 새롭게 제시한 미국 사회의 많은 과제 가운데 잇따른 총기사건 등을 계기로 날로 심각해지는 ‘디스토피아(dystopia)’ 문제를 거론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문제는 1년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향후 세계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힌 적이 있다.

디스토피아란 유토피아(utopia)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반(反)이상향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구상의 가장 어두운 상황 혹은 극단적인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는 인간 현실세계의 이상향으로 유토피아를 제시했는데, 이는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란 뜻으로 현실에 없는 이상적인 상(像)을 의미한다.

디스토피아 사상이 담긴 문학작품으로 헉슬리의 <멋진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4170 target=_blank>신세계(1932)>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1945)>이 대표적이다. 크게 세 가지 내용이다. 하나는 극심한 환경문제로 지구는 태양이 사라져 어두운 세계가 되고, 다른 하나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치안과 시스템이 무너지고 그리고 대도시와 위생환경이 사람보다 쥐에 익숙하도록 변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기 이후 풀어야 할 많은 현안 가운데 디스토피아가 세계경제포럼과 오바마 정부 집권 2기의 아젠다로 선정됐다는 것은 21세기 질서병이 시장이나 시스템, 국가에 의해 조율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적인 예로 소득불균형 심화로 민주주의와 금융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워 왔던 런던과 월가에서 시위가 발생한 사례다.

재정불균형으로 발생한 위기는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쓰나미 등의 환경문제가 이제는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SNS), 사이버 디도스 공격 등의 악의적인 파괴행위로 인해 기존의 규범의 혼란(chaos)이 일어나고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만성적인 노동과 재정불균형 그리고 심각한 소득격차는 강한 결합관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심각한 인구학적 압력은 글로벌화의 축소와 새로운 취약국가의 등장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국가에서 나타는 이런 상황이 글로벌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디스토피아 현상은 날로 심화되지만 세계는 상호의존적이고 복잡해져 사회의 번영을 뒷받침할 제도와 관행을 관리할 능력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0세기 이후 유지돼온 정책, 규제, 제도들이 현재처럼 복잡해지고 상호의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 보호막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최근의 세이프가드는 기술의 발전, 금융부문의 상호의존, 자원의 고갈,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계화의 상호의존적이고 복잡한 측면은 앞으로 발생할 리스크에 대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더 나은 안전망을 설립하기 위해 각국 간 공조와 광범위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금융위기 이후 이루어진 글로벌 리스크 조사를 보면 규제의 예상치 못했던 부정적인 결과들이 다른 많은 글로벌 리스크들과 연관이 깊다는 것이 발견된다. 규제의 취약성은 성장과 변영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방어할 능력을 방해한다. 세이프가드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유연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접근이 필요한 때다.

규제력을 가진 세이프가드가 너무 엄격하든 아니든 그 영향은 비슷하다. 적절한 산업규제의 효과에 대한 믿음이 악화됐고 그 이익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세이프가드를 규정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규제완화로 인한 재앙과 규제강화로 인한 산업발전의 저해 간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경제가 갈수록 상호의존적이고 복잡해지면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그 결과가 선형이 아니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는 규제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5년 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사태가 전 세계의 은행에 커다란 손해를 안겨 줬다.

갈수록 체계적인 “예측관리방법(anticipatory governance)”이 절실해 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방법에서 규제자들은 오직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혁신의 잠재적인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시스템에 따라서 세이프가드가 역동적이고 유인하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가상세계에서의 범죄, 테러, 전쟁 등의 영향이 실제와 같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이 변화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이제는 초연결 사회(hyperconnectivity)가 현실화됐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온라인 시스템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어 익명으로 파괴적인 사이버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개인, 기관, 국가에 취약하다.



지난 10년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은 사업의 운영방식과 개인관계를 크게 변화시켜 왔다. 하지만 이는 또한 새로운 종류의 취약성을 가져왔는데 가상세계에서의 테러, 전쟁, 범죄가 현실세계에서만큼 파괴력이 커졌다. 사이버 테러에 대한 연구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지원을 받는데 이는 회의론을 유발하는 편견이 개입될 수 있다.

개인, 기업과 국가는 갈수록 가상세계의 데이터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전체 인구의 8%가 온라인에 접속했으나 현재에는 35%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의 커뮤니케이션의 네트워크가 사람보다는 전자기계로 구성돼 있음을 나타내며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에서는 갈수록 증가하는 사보타주와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강탈하는 등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지능적 지속위협(APT)은 특정 기업이나 조직을 노리는 표적공격의 대표유형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해킹과 구별된다. 기업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가진 반면, 존재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조치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각종 사이버 공격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측정하는 신뢰할 만한 지표를 얻기는 아직까지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매스컴에서 사이버 범죄가 많이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경향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이버 리스크 보험에 대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관련 보험의 연간 수입보험료는 500백만 달러에 이른다.



네트워킹의 어두운 면과 관련된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서로 다른 것을 교정해야 한다. 온라인 보안상품의 판매자는 사이버 범죄의 위협에 관여하기를 원하지만 사이버 범죄로 인한 희생자는 피해를 당한 사실을 숨기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기업과 기관에서는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리스크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정보비대칭을 바로잡기 위해서 중앙에서 전 세계적인 사이버 안보를 향상시키고 효율적인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과 오바마 정부가 집권 2기를 맞아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공식 아젠다로 대두되고 있는 `디스토피아`는 각국의 경제정책, 기업경영과 금융환경에 커다란 영향과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경제주체들이 대응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디스토피아 시대에 있어서는 종전의 규범과 제도보다 정의와 도덕 등과 같은 이른바 행동주의 가치와 기본(back to the principle)이 더 중시될 가능성이 높다. 또 디스토피아, 그 자체가 불확실성을 내포한 만큼 기업과 금융사들은 위험이 상수항(함수 y=a+bx에서 `a`)이 되는 사대에 있어서는 위기관리 능력이 생존의 최고덕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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