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北 사태 장기화…전망은?

입력 2013-04-09 08:01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북한 관련 영향을 분석할 때는 국제금융시장, 국내금융시장, 북한시장의 세 가지 각도로 본다. 글로벌 시장을 이야기할 때 인과관계를 북한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월가의 시장 참여자들은 북한 문제를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무슨 사태가 터졌을 때 이를 곧바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연관시키는 것은 상당히 시장을 잘못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북한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어닝 시즌 등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특별히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북한 사태로 인해 종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떨어지고 원달러환율이 어제의 경우 1140원대로 갔다. 1월 중순에 1050원 떨어질 때 1000원 밑으로 간다고 예측했던 사람과 기관이 대부분이었다. 1140원으로 가다 보니 100원 이상 오른 상태다. 예측보다는 150원 올라갔기 때문에 환율의 예측이 그만큼 어렵다. 북한도 영향을 받는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북한 사태의 당사국인 북한이다.
지정학적 사태에 따라 북한의 대외 거래와 관련된 영향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런 각도에서 북한의 외환시장을 보자. 북한은 시장이 2개로 형성되어 있다. 1달러 당 100원 정도가 공식 환율인 공식적인 외환시장과 시장경제가 크게 허용되지 않는 블랙 마켓, 암시장이 그것이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화폐는 이번 사태로 인해 통화가치가 폭락해 무려 1달러에 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식 환율 대비 거의 86배에 해당될 만큼 북한의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공식적인 시장과 암시장에서 환율 차이가 있을 때는 자국 내에서 양쪽으로 거래되면서 시장이 권력의 시녀가 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북한 내부의 권력층은 이를 오히려 즐기게 된다. 시장이 권력의 시녀가 되는 것은 자본주의 원리에서는 가장 나쁜 이야기다.
공식적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권력층이다. 유일하게 공식 외환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북한돈 100원으로 달러를 매수해 암시장에서 이것을 1달러로 팔게 되면 8600원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이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등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북한 내부적으로 권력층들이 슈퍼마켓에 몰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치품 등도 아주 많이 팔리고 있다. 이런 것이 지금 북한 내부에서 이미 나타나는 사태다. 북한의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비교적 권력층은 평온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와 같은 사태는 카다피 등 권력의 마지막 계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암시장이 제 기능을 할 때는 달러를 공급하는 사람이 제한되어 있어야 암시장이 특수한 계층의 이익을 위해 시녀 역할을 잘할 수 있다. 북한의 블랙 마켓은 권력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달러 공급원에 대해서는 굉장히 철저하게 차단해 나간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해외 거래를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사람이 블랙 마켓을 통해 환전하면 많은 환차익을 벌 수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암시장의 보다 높은 이익을 위해 지금은 북한과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통해 외화벌이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이 북한의 모습이다.
또 외국인이나 외국 관광객에 대해서도 통제조치를 하고 있다. 이것도 블랙 마켓의 달러 공급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인과관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에 북한이 여러 가지로 달러 가득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1970년대 중반 이전까지 북한의 국제적인 크레딧은 괜찮았다. 이 신용을 바탕으로 북한 채권을 발행해 외화를 조달했다. 그러나 1975년에 대서방에 대해 디폴트 선언, 즉 채무를 갚지 않겠다는 선언을 계기로 북한이 북한채권 발행을 통해 외화가득을 봉쇄했다. 그 이후에는 냉전시대가 전개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외화가득을 지원했다.
이것이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1990년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러시아와 중국도 대서방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자금 지원이 차단됐다. 그래서 국제금융기구, 다시 말해 IMF와 ADB 같은 곳에 가입하면 체제 여부와 관계 없이 북한의 인권 존중, 인류 공헌 차원에서 성장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것도 미국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의 가입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웠다.
2000년대부터는 불법적인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거나 마약을 판매한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금융위기 이후에는 중국의 베이징 컨센서스에 따라 북한이 부존자원을 파는 것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금은 자금 조달 경로가 모두 차단되고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제의 고립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외화 가득원의 물이 말라가는 상태에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체제가 맞대응식으로 갔을 때 권력층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력을 가질 때는 비자금 조성 규모가 굉장히 중요하다. 재스민 혁명 당시에도 마지막 주변 세력은 오히려 충성도가 더했다. 그만큼 장기적인 비자금이 많이 있기 때문에 돈을 매개로 한 권력의 속성을 이용해 마지막까지 주변 세력에 집착하는 모습이 지난 2년 간 보였다. 지금까지 조세피난지역의 이 점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 종사하며 접한 이야기들이다.
조세회피지역의 가장 단골손님은 북한의 권력층이다. 북한 김정은이 가지고 있는 해외 비자금이 40억 달러라는 설이 있다. 북한의 체제를 위해 1년에 필요한 최소한의 외화 가득원이 50억 달러라고 알려져 있는데 거의 1년치는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는 명단을 입수해 이달 말 버진아일랜드에 속한 세계적인 슈퍼리치들이 가진 검은 돈의 행방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명단에 북한의 권력층이 얼마큼 속해 있는지가 밝혀지면 권력의 누수 현상이 상당히 심해질 것이다. 북한도 지금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당히 변곡점 상태에 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1975년 이전까지는 북한이 채권발행을 강행했다. 그 이후에는 디폴트 선언에 대해 북한이 채권 발행은 거의 하지 못했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들이 국가별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제외시키는 일부 국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북한이다. 해외에서 북한의 채권을 발행할 때는 국제 3대 평가기관들의 평가 크레딧이 없으면 채권 발행이 되지 않는다. 그런 과정에서 외화 가득원에서는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완전히 차단된 것이 북한의 채권발행이다. 1970년대 중반 이전에 발행한 채권이 거래되는, 채권시장에는 크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있다. 지금의 북한 채권이 거래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지만 유통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있다.
최근 북한 채권과 관련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유통시장에서 채권거래량과 채권 가격 문제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탈 때는 북한 채권의 가격이 한때 가장 높았다. 그러나 최근 북한 채권은 이번 사태 이후 거래가 전무하다. 가격은 완전히 헐값이 됐다. 북한 사태에 따라 지금의 피해 정도를 보면 국제금융시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에 반해 당사국 중 하나인 한국이 두 번째로 영향을 많이 받고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국가는 북한이다. 모든 경제 이야기가 그렇다. 불법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제행위는 당사국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 이는 비단 북한문제가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가장 본인 자신이 피해를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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