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9편. 기다림도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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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4 09:30  

[조충현의 `펀드노트`] 19편. 기다림도 투자다

[조충현의 ‘펀드노트’] 19편. 기다림도 투자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야생에서 작은 동물이 큰 동물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생존전략으로 무장해야한다. 코모도왕도마뱀의 경우에도 제 덩치에 몇 배가 되는 물소를 먹잇감으로 삼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갖고 있다. 바로 ‘기다림’이다.

코모도왕도마뱀은 물소의 뒷다리를 물기 위한 기회를 노리며 기다린다. 그러다 공격의 순간이 오면 단숨에 물소의 뒷다리를 물고 늘어진다. 물소의 거친 발길질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배고픔을 참으며 물소의 몸속에 독이 퍼져 쓰러질 때까지 며칠이나 몇 주를 기다린다.

대표적인 중장기 투자 상품인 펀드투자도 기다림이 필수다. 특히 요즘처럼 투자시장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랜 침체를 겪을 때면 투자자는 더 큰 인내로 기다려야한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활황에도 있고, 하락에도 끝이 있다. 뱅가드 윈저 펀드(Vanguard Windsor Fund)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존 네프(John Neff)는 “시장의 모든 추세는 끝날 때 까지 영원히 계속된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을 달리 얘기하면 “추세는 끝이 있다”는 말이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어떤 추세든 끝이 있어서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금방 붕괴할 것은 시장 분위기도 상승의 계기가 마련되면, 언제 그랬냐 싶게 하락추세를 멈추고 상승으로 전환하는 것이 투자시장이다.

국내 펀드시장이 최근 몇 년간 큰 몸살을 앓고 있다. 펀드 광풍이 지나가고 과열 뒤에 찾아오는 후유증으로 인해 예상보다 회복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2008년 9월 200조원에 이르렀던 개인의 펀드판매 잔고가 5년 사이에 106조 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개인계좌 비중도 작년 1월과 비교해서 193만개가 사라진 1281만개로 쪼그라들었다.

안정된 펀드시장의 방향타라고 할 수 있는 설정액 1조원 이상인 ‘대형 펀드’들의 설정액 추이도 극심한 차별화 현상(예: ‘KB밸류포커스자’는 증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는 감소)을 보이며 안정적인 펀드시장에 위협하고 있다.

증시불안에 이른 실적저조와 더불어 시장수급 악화라는 악재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하나 둘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때가 반전의 포인트라는 역발상 투자를 상기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장에 피가 철철 넘칠 때가 가장 투자하기 좋은 때”라는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의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자신의 투자목적에 변화가 없고, 자신이 선택한 펀드의 내재가치가 큰 변동이 없다는 확신이 있다면 너무 위축되지 말고 기다려 보는 것도 전략이다.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고 서둘러 매매하는 것은 펀드투자 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코모도왕도마뱀이 커다란 물소를 쓰러트리기 위해 다리를 물고 기다리듯이 펀드투자자들도 기다릴 때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도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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