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왕가네' 김윤경 "은미란, 결혼과 출산의 결과물이죠"

입력 2013-11-26 10:52  

배우 김윤경(34)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욕을 가장 많이 먹고 있다. 떡 하니 가정이 있는 남자에게 1억 원짜리 카드를 내밀며 연애를 하자고 하질 않나, 기분 나쁘게 맞아야 하는 물 따귀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다 못해 즐기기까지 한다. 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의 은미란. 은미란에게 완벽하게 빙의된 김윤경은 이제 어딜 가도 그저 못된 여자가 됐다.



은미란은 왕호박(이태란)의 남편 허세달(오만석)과 연애 ‘놀이’를 하고 있다. 쉬운 말로는 불륜. 얼굴에 미모에 몸매, 그리고 재력까지 모두 갖춘 은미란에게 빠진 허세달은 왕호박에게 시시 때때로 이혼을 요구한다. 화려한 옷차림과 메이크업으로 허세달을 유혹하는 은미란. 가지고 싶은 것은 무조건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무개념 재벌 상속녀. 1998년 데뷔한 이후 15년 이래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김윤경은 그렇게 브라운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은미란이 됐다. 거짓말처럼.

◆ “평생 먹을 욕 다 먹고 싶어”

10여 년의 시간이 무색하다고 말한다. 그 동안 자신은 뭘 한 것이냐며 장난스럽게, 그렇게 미소를 짓는다. 그 만큼 지금의 생활이 놀랍고 행복하다는 뜻이다. 배우 생활을 하는 동안 김윤경에게 악역이라는 타이틀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이름을 완전히 각인시킬만한 작품도 없었다. 그런 김윤경에게 은미란이 찾아왔다. 무서울 수도 있었다. 지금껏 자신이 쌓아온 것이 모두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윤경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것도 한달음에. 그만큼 은미란은 치명적인 배역이었다.

“시청자들이 옛날 이미지는 생각도 안 해요. 전혀 다른 사람인 줄 안다니까요. 그 동안 뭐 했나 싶어요. 정말. (웃음) 엘리베이터를 타면 4살짜리도 절 알아봐요. 예전에는 불쌍한 역할을 많이 하니까 식당에 가도 더 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 본체만체하고 그러세요. 드라마 속 모습이 제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뭐가 모자라서 그러냐고, 착한 연기만 해도 모자란데 왜 못된 연기를 하냐고도 하시고. 요즘 욕을 좀 먹고 있는데, 평생 먹을 욕을 지금 다 먹고 싶어요.”

김윤경이 독한 여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전작 KBS1 드라마 ‘당신뿐이야’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진형욱 PD 덕분이다. “이미지를 바꿔 볼 때다.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말이 십여 년 연기생활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렇게 김윤경은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백마 탄 여자, 은미란이 됐다. 지인들도 부러워 한다는 1억 원짜리 카드를 가진 여자. 여기에 물오른 미모로 인해 성형설까지 불거졌다. 이 정도면 그야말로 변신에 변신, 대박에 대박이 아니겠는가.

“입술 하나 때문에 사람이 바뀌어요. 입술이 유독 붉어서 메이크업을 연하게 해도 진해 보여요. 이것만 지우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니까요. (웃음) 처음 머리카락을 잘랐고 머리카락도 한쪽으로 내려 봤어요. 이마도 드러내고. 성형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진짜 그 소리가 나온 거죠. 우리끼리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몰라요. 살이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 몸무게는 줄지 않았어요. 라인이 좀 생겼을 뿐이죠. 군것질을 안 하고 물을 많이 마셨더니 피부도 좋아지고 군살도 빠지더라고요. 다 예뻐졌다 그러니까 덩달아 좋아요.”



◆ “처음 심어본 이미지, 당분간 쭉 가고 싶어”

문영남 작가는 결혼을 했다는 김윤경의 말에 OK를 외쳤다.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볼 것 같은 느낌에서였단다. 그렇게 결혼은 김윤경에게 커다란 행운으로 다가왔다. 김윤경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촬영장에서도 결혼을 해 자식까지 있다는 건 놀라움거리였다. 은미란과 기혼녀, 왠지 매치가 안 된다. 그래서 김윤경은 묻지 않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은미란을 위해서. 그런데 배우가 아닌 그냥 사람 김윤경은 엄마와 아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남편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움직이는 얼굴 근육부터 달랐다.

“남편은 항상 절 응원해줘요. 연기자면 이 역할도, 저 역할도 다 해봐야 된다고 말해주죠. 힘들다고 말하면 돈 버는 게 쉬운 줄 아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왜 그러냐고 말해요. 군대식으로 아주 엄격하게 가르친답니다. (웃음) 완전 대장님이에요.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은미란을 못했을 거예요. 저에게 있어 결혼과 출산은 새로운 시점이에요. 철이 좀 들었다고 해야 되나? 제가 연기하는 걸 아이가 정말 좋아해요.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싶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 신도 그저 넘길 수 있는 건 모두 남편 덕분이었다. 오히려 키스신에서도 더 과감하게 하라며 부추기는 사람이 남편이었다. 더 독하게 무섭게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단다. 하지만 김윤경의 남편도 남자는 남자였다. 괜한 질투를 서슴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도 밖에 나가서는 아내가 인정받는 모습에 뿌듯해하는 영락없는 팔불출. 김윤경의 새로운 연기생활을 열어준 계기도, 그녀의 앞날을 든든히 응원하는 사람도 모두 남편이다. 그래서 김윤경은 조금 더 가보려고 한다.

“데뷔를 하고나서 모든 게 술술 풀렸어요. 한류라는 말이 없을 때 오디션을 보고 일본에서 드라마를 찍기도 했죠. 연기가 뭔지도 모르면서 연기를 했던 거예요 그 다음에도 순차적으로 일이 진행됐고 이후 드라마를 여러 편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해야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잠도 못잔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처음 심어준 이미지라 당분간은 갈 때 까지 가보고 싶어요. 하하.”

김윤경 씨, 팜므파탈로 한 번 가볼까요? 여성들의 대리만족. 연하남과의 로맨스 OK?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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