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천상여자' 권율 "애처롭고 잉여스럽고...전부 나"②

입력 2014-06-03 10:42  

배우 권율의 본명은 권세인이다. 권율이라는 예명은 현 소속사 대표가 권해준 이름이었다. 물론 이름을 바꾼다는 건 큰 결심이었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바꾼다는 건 큰일이죠. 개명은 아니고 예명으로 쓰는 거지만 큰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고, 새로운 시작점이 됐어요. 각오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더 열정적으로 모든 걸 하기 위해 바꾸게 됐어요.”

◆ 의외의 특이함과 엉뚱함이 매력?

권율은 배우가 되고 싶은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다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배우가 되고 싶었고, 그런 생각들이 가득 찼단다. 권율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 감정을 탐구하는 게 재밌고 매력적이에요. 연기엔 정답이 없어요. 이래서 이런 대사를 하지 않을까 이런 헤어스타일을 하지 않을까. 인물을 창조하고 온기를 불어넣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배우라는 직업으로 제가 연기해야할 친구들을 알아가고 그 친구를 돋보일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별이 후회스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캐릭터 중에서 가장 닮은 캐릭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던 권율은 모두 조금씩은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 성격을 모르겠어요. 여러 가지 자아가 있는 것 같아요. 모두 저의 한 부분인 것 같아요. ‘피에타’의 극단적인 캐릭터처럼 애처롭게 하는 부분도 있고 ‘잉투기’ 같은 잉여스러움과 백수의 나태함을 갖고 있던 시기도 있었고 ‘명량’에서처럼 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어요. 그런 마음들은 다 있는데 권율이란 사람의 모습을 통해 다르게 표현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의외로 엉뚱한 면도 있다고.

“웃길 의도는 없는데 상상력이 풍부해요. 어떻게 보면 엉뚱하죠. 호기심도 많고 제 생각에 빠지기도 해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특이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 것 같아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해요. 제 방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리죠.(웃음) 의자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기타도 치고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책도 봐요. 최근 6개월 동안에는 대본을 많이 봤죠. 방을 잘 꾸며서 연극하는 친구들 불러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해요.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해요. 한강에 나가서 걷고 오기도 해요.”



◆ "고통이 있어야 성장한다...단단히 밟고 가고 싶다"

권율은 다음달 개봉예정인 영화 ‘명량’에서 배우 최민식과 부자(父子)로 호흡을 맞췄다. 극중 이순신의 아들을 연기한 권율은 영광스러웠다고. “위인을 구현하는 작업이었어요. 겸허한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최민식 선배님이랑은 정말 좋았죠. 아들처럼 대해주고 아껴주셨어요. 어버이날에 전화 드렸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더라고요.(웃음) `천상여자` 잘 보겠다고 연락도 해주셨어요. 옆에 있는 것만으로, 같이 연기하는 것만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제가 성장하는 느낌이었어요. 좋은 파트너였어요.”

권율은 역할에 대한 갈증이 많다고 밝혔다. 어떤 캐릭터라도 해보고 싶다고. 악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단다. “악역도 해보고 싶죠. 태정이를 연기한 박정철 형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은 태정이를 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안면몰수하고 뻔뻔하게 연기해보고 싶기도 해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처럼 비도덕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악의 축까지는 아니더라도 곪아있는 존재에 대해서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왜 이 사람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런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죠.”

2007년 SBS ‘달려라 고등어’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권율은 때로는 조급한 시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돌아보면 재밌었던 것 같아요. 조급했던 시간도 있고 많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지금 와서 더 많은 자양분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 시기에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런 시기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인생도 사람의 인생과 똑같은 것 같아요. 고통이 있어야 성장하는 부분이 있어요. 삼십대가 되면서 나이 먹는 게 좋아요. 단단히 밟고 가는 느낌이죠. 지금은 한 걸음 한 걸음 후회가 안 남게 연기하고 싶어요.”

권율은 예전엔 스스로 타협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성장하는 것에 대한 희열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잠자는 것과 트레이닝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스스로 타협을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두 시간 더 자고 더 후회하고 그랬죠. 지금은 잠자는 것보다 그 시간에 트레이닝을 하려고 노력하죠. 그 노력에 따라 열매가 보이는 것에 대한 희열감을 느끼게 됐고 제 성장에 대한 희열감이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권율은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사람들이 저한테 많은 걸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로 인해서 사람들이 캐릭터에 이입하고 치유 받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연기하면서 느끼는 슬픔이나 감정을 이질감 없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감정이입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고,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장소협조=CAFE4M(카페포엠))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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