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스페셜리포트 ①] 대한민국의 반기업정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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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2 17:24   수정 2017-02-24 17:59

[한국경제TV 스페셜리포트 ①] 대한민국의 반기업정서를 말하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이 같은 반기업정서가 묻어나는 종이들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기업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재계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민들의 높은 기업 반감으로 인해 기업이 활력을 잃고, 우리 경제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 같은 우려조차 최근에는 편향된 시각으로 치부되는 실정입니다.

    한국경제TV는 반기업정서의 실상과 그 원인을 분석해보기로 했습니다.

    오랜 기간 우리 경제의 우려로 대두됐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한국 사회의 높은 기업반감, 일각에선 '한국병'이라고 까지 일컫는 이 반기업 정서는 현재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요?

    먼저 '기업'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성인남녀 1천명에게 물어봤습니다.

    열 명 중 세 명이 '호감가지 않는다'고, 또 다른 세 명은 '매우 비호감'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매우 호감'은 1명. 호감과 비호감으로만 단순히 비교해본다면 두 배가 차이 납니다.

    전체 연령을 살펴볼까요?

    과거 기업 호감도를 물어보면 흔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기업정서가 두드러졌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60대 이상 노년층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비호감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반기업정서는 더 이상 세대간의 가치 차이가 아닙니다.

    직업군을 살펴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의 반기업정서가 높았고, 더 흥미로운 점은 공무원의 기업 반감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공무원 두 명 중 한 명은 기업에 호감을 갖지 못한다는 조사가 나왔고, 기업의 존재 목적이나 이윤의 사용도를 묻는 질문에서 다른 어떤 직종보다도 높게 '사회 환원'이라는 답변을 내놓으며 기업을 국가발전의 도구로만 활용하려는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기업에 대한 한국적 인식의 특징' 보고서 역시 다른 직업군에 비해 공무원의 기업가에 대한 반감 형성 기여가 상당히 높다는 연구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공무원의 반기업정서는 결국 기업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인지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이끄는 자율시장 시스템 구축을 요원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인터뷰>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심각하다. 똑같은 규정에도 공무원이 반감을 갖고 있으면 더 엄격하게 할 것. 기업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하는데 지장 받을 것"

    가장 놀라운 결과는 학생층의 기업 비호감도가 무려 86%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22만명. 그 규모에 육박하는 지원자 약 20만명이 매년 삼성 직무적성검사에 몰립니다.

    '삼성고시'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취업준비생에게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은 선망의 대상입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학생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학생이 첫 직장으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재벌에 대한 반감은 매우 컸고, 최근 정치권에서 앞다퉈 내놓는 재벌 개혁 공약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과 그에 따른 경제적 여파는 알지 못한 채 일단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도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답변이 76%를 차지했습니다.

    포기할 것이 너무 많아 'N포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의 절망과 박탈감 등 심리적인 상황에 일련의 사태로 보여진 정경유착의 고리, 일부 재벌 3세들의 갑질 행태가 반기업정서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높은 기업반감은 결국 자신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고, 국가에게도 미래 성장 가능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해소가 시급하다고도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학생들은 정의감이 강한 연령대죠. 아직 사회를 경험하기 전의 순수함도 있고... 공무원과 학생들의 기업반감이 왜 이런 숫자가 왜 나왔는지 고민해볼 필요 있다."

    그렇다면 '재벌'을 떠올리면 어떤 단어들이 함께 생각날까요.

    주요 포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2600만건을 분석해봤습니다.

    유착, 해체, 부패, 비리. 흡사 범죄집단과 같은 키워드입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 사이 특혜 논란이 청문회와 특검을 통해 부각되며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 5년간으로 기간을 늘려 '재벌'이란 키워드의 정보량을 살펴보니 눈에 띄게 빈도수가 튀는 시기가 모두 세 번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것은 최순실 사태이고, 앞서 두 번은 재벌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를 끌었었는데요.

    잘 생긴 배우들이 분한 영화 속 캐릭터는 거리낌없이 살인까지 하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대중의 눈을 끕니다.

    미디어 속 왜곡된 재벌의 이미지가 비슷한 시기 맷값폭행, 땅콩회항, 경영분쟁 등 일부 기업 오너가의 불미스런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기업 전반의 이미지로 확대된 것입니다.

    <인터뷰>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대표

    "빅데이터 속 키워드들의 네트워킹을 보면 미디어에서 생성된 이미지가 현실에 재벌에 대한 키워드와도 연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디어가 묘사한 이미지가 재벌이 되고, 다시 재벌이 사건에 휘말리며 그 이미지를 확정시키는 구조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기업에 대한 반감을 표한 사람들 중 절반이 '대기업의 윤리경영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재계는 굵직한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외쳤지만, 이번 최순실 사태로 인해 '여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며 사람들 뇌리에 박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반기업정서도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기업은 투명경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대중 역시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을 차분히 되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일부는 재벌에 대한 반감과 기업에 대한 지지는 구별된다고 주장하지만, 반기업정서는 결국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환경으로 귀결돼 왔습니다.

    시장경제주체 중 유일한 생산 주체인 기업, 이들의 성장은 결국 우리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자 국민의 삶과도 직결되는 만큼, 기업의 피상보다 본질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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