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5년 손실나도 관리종목 면제"…'좀비 바이오' 키우게?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8-12-20 13:27   수정 2018-12-20 16:23

금융위원회가 19일 제약과 바이오기업 상장과 관련해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2018사업연도부터 5년간 면제받을 수 있게 하는 상장 규정 개정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약과 바이오업계에서는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칫 `좀비 바이오`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실제 임상시험의 실패를 숨기거나 임상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서 상장을 유지하는 바이오기업들도 많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알투바이오에서 심층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문제 많은 기술특례 상장 심사
지난 2005년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도입된 후 제약, 바이오 뿐 아니라 여타 업종의 기업들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바이오와 의료기기 업체들의 상장을 살펴보면, 기술특례로 입성한 기업은 2015년 코아스템, 팹트론, 에이티젠, 유앤아이, 아이진, 엠지메드, 씨트리, 제노포커스, 맥아이씨에스, 강스템바이오텍 입니다.
2016년 기술특례를 적용받은 기업은 안트로젠과 큐리언트, 팬젠, 바이오리더스,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 퓨처켐, 신라젠, 애니젠, 지엘팜텍 등입니다.
2017년에는 휴마시스, 앱클론, 아스타, 피씨엘,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코스닥시장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2018년에는 아시아종묘, 엔지켐생명과학, 아이큐어, 오스테오닉,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올릭스, 바이오솔루션, 옵티팜, 셀리버드, 파멥신, 싸이토젠, 네오팩트, 티앤알바이오팹,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비피도, 전진바이오팜 등입니다.

▲ 특례 기업 가운데 `JP모건 헬스케어` 발표 초청은 단 3곳
이처럼 수많은 기업 가운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되거나 초청된 기업은 몇 개나 있을까요?(발표 세션 배정 기준)
지금까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상장한 특례 기업 가운데 신라젠과 에이비엘바이오(발표 세션 배정됐으나 참가만 결정), 강스템바이오텍 정도만 꼽힙니다.
나머지 기업은 그냥 초청이 오니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기업들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거나 향후 기대가 되는 곳은 몇 군데 안됩니다.
<솔직히 위의 기업들 가운데 자신있게 임상1상, 임상2상 연구결과를 내놓을 만한 기업이 몇 군데나 될까요?>
그동안 제약과 바이오기업은 대부분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 20년 동안 바이오기업 개발한 국산 신약 `단 2개`
하지만, 제약과 바이오업계가 아닌 의료·의학계에서는 신약 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취재 현장에서 대학병원 유명한 진료과 교수분들께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물어 보면 "그 약 안써", "그 약 몰라"라는 답변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어, 이건 뭐지? 해외 00학회에 가서 발표했다고 바이오기업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성료됐다고 주장을 하는데... 직접 해외 00학회가신 교수들은 `따뜻한 무관심?`>
그동안 국산 신약으로 인정받은 제품은 1999년 SK케미칼의 플래티넘 독성 항암제인 `선플라`주부터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까지 총 30개가 출시됐습니다.
이 가운데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골관절염치료제 `아셀렉스`와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단 2개 뿐입니다.
올해는 아예 국산 신약으로 출시된 의약품이 없습니다.(다들 뭐했을까?)
지난 1999년 미국 나스닥시장 열풍으로 IT와 BT(바이오테크)가 주목을 받은 후부터 20년간 대기업인 코오롱생명과학을 제외한 중소 바이오업체 신약은 단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상장 규정을 개정하기 전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들의 현 주소부터 점검하는 게 투자자를 보호하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책임일 것입니다.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결과는 몇 년이 지나도 며느리도 모른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40여곳 가운데 제대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학회등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곳은 신라젠 등 일부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 우수한 후보물질은 다국적 제약사가 먼저 `찜`
바이오업계와 의료업계(의학회)에서 신약개발을 보는 시간은 대략 10여년 정도입니다.
초기 임상1상까지는 대략 2년, 임상2상을 완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4년, 파이널인 임상3상을 완료하는데에는 4년 전후가 걸리는 게 통상입니다.
그런데, 임상1상을 한다는 바이오기업이 한 5년여가 지나도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대체 공모자금 어디에 썼나요?>
매번 유상증자와 제3자 배정으로 속칭 `끼니` 때우기식으로 연명하는 `좀비 바이오`도 많기 때문입니다.
임상1상이나 임상2상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다국적 제약사들이 먼저 와서 기술수출(라이선스-인/아웃)하자고 제의합니다.
2016년 말 동아쏘시오그룹의 경우 다국적 애브비에 면역항암제를 전임상전에 6천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신약개발은 1/1,000,000인데, 기술특례 상장은 `프리패스 카드?`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가운데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 등급을 메기는 게 너무 관대하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옥석가리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올해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회계 테마 감리로 인해 상반기 다소 엄격해지자 기술특례를 신청한 15개 기업 가운데 단 2곳만 코스닥에 얼굴을 내비쳤습니다.
실제 기술특례로 상장한 A(이니셜)업체의 경우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등록 사이트(Clinical Trials.gov)를 보면 환자 모집이 더디거나 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왜 글로벌 임상인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나오죠?)
또, 유바이오로직스는 기술특례로 상장한 후 전·현직 대표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 신약개발 100% 성공에 대한 `확신의 오류`…금융위가 책임지나요?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기업 가운데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들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기업들의 기자간담회를 가서 회사 얘기를 들어보면, 말도 안되는 일들이 허다하게 벌어집니다.
현장에서 보면 회사들이 모두 다 <셀트리온>이고 모두 다 이고, 모두 다 <암젠>이고, 모두 다 <제넨텍>이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이렇게 된다면야 금융위원회 말대로 상장 특례 빗장을 풀어서 바이오산업을 키우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번에 상장 규정을 개정하면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연구개발비는 `30억원 이상 또는 매출액 대비 5% 이상`, 재무는 `시가총액 1,000억원, 자기자본 250억원 이상, 상장 후 1년경과`, 기술평가등급은 `전문평가기관에서 BBB 등급 이상` 등의 요건입니다.
매출액 50억원하는 바이오기업은 연간 2.5억원만 연구개발에 투자하면 됩니다.<30억 매출액 기업은 6,000만원이면 OK?>
신라젠의 올해 `펙사벡` 연구비가 적어도 800억원은 넘는데 말이죠.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한화그룹(한화케미칼)도 개발 실패 전력이 있는데, 어떻게 금융정책을 다루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신약개발을 100% 확신할 수 있을까요?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또 2년후 줬다 뺐게?)
기술평가를 하려면 제대로 했으면 합니다.
기자가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제언도 해보죠.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을 주도하는 대학병원 교수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김동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BMS, 노바티스 글로벌 임상 총괄책임자 역임)이나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임상시험센터 소장) 분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는 셀트리온 `트룩시마/허쥬마/램시마` 국내 임상때 참가했던 의과대 교수들을 바이오시밀러 개발한다는 상장 추진하는 기업들의 기술평가 위원으로 위탁해 보죠.
이러한 분들을 거래소나 금융위원회가 자문단으로 영입해서 기술 평가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확실한 `옥석가리기`가 될테니까요.<괜시리 셀트리온 R&D 테마감리 등으로 때리지 말고>
<궁시렁궁시렁> "아! 오늘도 또 `좀비 바이오` 상장 기자간담회 가야 하나?", "20년 전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 한다는 얘들 다 어디 가 있니?"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