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경남제약, 1년후 거래되기 위한 4가지 조건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1-09 17:05   수정 2019-01-12 12:34

지난해 말 상장 폐지가 결정됐던 경남제약이 우여곡절 끝에 경영개선 기간을 1년 더 연장받았습니다.
이번 경남제약의 상장을 유지시킨 것은 지난해 말 상장폐지가 결정된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형평성 문제과 소액주주들의 반발 등 여러가지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경남제약이 경영개선 기간을 지난 후 상장 유지는 물론 경영 정상화까지는 험한 여정이 남아 있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각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경남제약의 경영진과 대주주 문제 등을 다양하게 집중 분석하도록 하겠습니다.

▲ 경남제약 M&A 흑역사
비타민 제제인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은 원래 GC녹십자의 계열사였습니다.
하지만, GC녹십자가 경영상 선택과 집중을 위해 경남제약을 처분했습니다.
사실 GC녹십자는 과거 IMF외환위기 직전 한보그룹이 부도가 나자 자회사였던 파스류(제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상아제약을 2001년 인수했습니다.
녹십자는 상아제약을 합병해 녹십자상아로 출범했고, 이후 2003년 경남제약과의 합병을 통해 경남제약을 존속법인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이후 녹십자(현 GC녹십자)는 HS바이오팜에 경남제약 경영권을 245억원에 매각했고, 2010년 HS바이오팜은 경남제약을 흡수합병했습니다.
당시 HS바이오팜은 태반제제 사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간략히 도표를 통해 정리하면 `녹십자->상아제약+경남제약 합병, 매각->HS바이오팜 인수-> HS바이오팜+경남제약 합병`입니다.
<왠지 경영권 `난민` 신세와 같은 느낌이 물씬 들죠.>
▲ 경남제약 경영 불투명이 부른 `참사`
HS바이오팜은 경남제약을 인수한 후 태반제제 사업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사업은 크게 확대되지 못했고,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이희철 HS바이오팜 대표는 2008년 허위매출 공시 등 분식회계를 저질러 2014년 말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돼 2017년 2월 징역 3년을 받고 복역중입니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 3월 경남제약에 주식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고, 같은 해 5월 경영개선 기간 6개월을 부여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또 불거지게 됩니다.<폭우가 쏟아진 뒤 태풍이 온 거죠.>
이희철 전 대표가 실형으로 구속 수감되자, 이번에는 경남제약 경영진과 이희철 전 대표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불거지게 됩니다.
당시 류충효 대표 등 경영진은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물색했고, 이희철 대표는 KMH아경그룹의 인수를 막기 위해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그야말고 복마전이 됩니다.
여기에 소액주주들도 류충효 대표 등 당시 경영진을 해임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 이희철 전 대표 지분 매각이 일을 꼬였다?
이후 이희철 대표는 실명 전환을 통해 에버솔루션이라는 회사에 주식 매각을 시도합니다.
1차 계약은 계약금으로 25억원을 지급하고, 잔금 140억원은 정기주주총회일(2018년 정기 추총일)에 지급함과 동시에 대상주식 154만8,418주를 에버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국세청이 끼어들게 됩니다.
국세청이 이희철 전 대표의 주식 전량 압류를 통지하면서 일이 틀어지게 되는 것이죠.
결국 2차 매매 계약으로 에버솔루션은 88만주(계약금과 중도금 지급 성격)를 인수하게 됩니다.
현재 주요 주주의 구성을 보면, 결국 마일스톤KN펀드와 이희철 전 대표 그리고 에버솔루션의 구도가 됩니다.(에버솔루션의 주식 보유는 주식명부 폐쇄가 됐기에 3월 정기 주총전 확인이 될 듯 합니다.)
▲ 또 다른 인수자 등장…거래소가 제동을 건 이유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작업이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듯 합니다.
지난해 가을 갑자기 또다른 인수자가 제3자 배정을 통해 경남제약 지분을 사들입니다.
현 1대 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죠. <여기서부터 대주주의 실체를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일스톤KN펀드는 일명 사모펀드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으로 등록돼 있으며, 듀크코리아(63%)와 하나금융투자(34.5%), 코리아에셋투자증권(0.3%)으로 구성돼 출자됐습니다.
그렇다면, 듀크코리아가 또 어떤 곳인지 관심이 쏠린텐데요.
▲ 마일스톤KN펀드 대주주는 자본금 3억원 법인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관할등기소)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듀크코리아는 액면가 500원에 총 발행주식 60만주, 자본금 3억원의 법인으로 경영컨설팅과 기업인수합병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도록 하죠.
자본금 3억원인 회사가 100억원의 자본을 동원해 사모펀드에 출자했다는 것인데,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3억원의 자본금 회사가 투자자를 모집한 후 그 자금으로 펀드(마일스톤KN펀드)를 설립해 경남제약에 투자했다는 얘기로 귀결됩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도 상당 부분 자료를 요청해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난해 말 상장 폐지가 결정된 사유 가운데 하나였던 <STRONG>경영 투명성(대주주 실체적 문제)을 중요 기준으로 판단했던 것이죠.>
경남제약의 지배구조를 정리하면, `투자자->듀크코리아->마일스톤KN펀드(사모펀드)->경남제약` 이 구조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가지 추측과 설들이 난무하는데, 경남제약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적극 해명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경남제약, 1년 후 거래 재개될까?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에 최대주주 지분 확대를 비롯해 경영지배인이 경영 판단을 내리는 비정상적 체제 개편, 투기자본과 연관된 인사들의 경영 배제, 감사실 설치,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 등을 요구했습니다.
첫째, 가장 먼저 마일스톤KN펀드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희철 전 대표의 지분율보다 적어도 2배 가까운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경영권 안정상)
정기 주주총회는 물론 이사회 개최나 임시 주주총회 등에서 또다시 분란이 나올 경우 거래 재개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일스톤KN펀드의 총자산은 156억원으로 이미 어느 정도 소진이 됐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 기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당시 경영진과 투기자본 관련 인사의 배제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서 거래소는 지배구조를 개편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요구한 것인데요.
이 부분 역시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듀크코리아측이 명확히 해소해야 할 부분입니다.
듀크코리아(마일스톤KN펀드)측은 향후 2년간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셋째, 최고재무책임자 영입과 감사실 설치 등은 과거와 같이 분식회계 등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는 요구로 풀이됩니다.
거래소는 물론 코스닥 기업들 가운데 무자본 M&A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상장 폐지 반발로 살려 놓은 마지막 기회를 경영진이나 최대 주주가 또 한 번 기회를 잃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창 시절 우등생이 담배 한 번 피다 걸리면 "호기심이었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눈 감아 주지만, 불량 학생이 "호기심으로 담배를 폈다"면 그건 상습범으로 간주돼 많이 맞았죠.
한편, 경남제약은 지난해 12월14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과 관련해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추가 경영개선이행과 추가적인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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