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신라젠, 이번엔 또 뭐냐"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3-12 16:16   수정 2019-03-12 17:43

살랑살랑 봄바람이 살짝 불어오는 타이밍에 신라젠의 주가가 장중 한때 한 번 출렁거렸습니다.
한 언론매체에서 나온 보도 때문인데요.
잠잠해 질 만 하면 터지는 바이오업계의 악성 루머부터 이런 저런 얘기가 이제는 식상해지는 듯 합니다.
"또 너냐?"(춘곤증인지 아니면 면역력이 많이 높아져서 그런가 봅니다.)라는 반응이 먼저 앞서게 됩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신라젠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집중 파헤치도록 하겠습니다.

▲ "신라젠 아시죠? 펙사벡 아시죠?"
바이오업계에서 사람들을 만나면(나름 연구개발 고위층) 신라젠 얘기가 자주 튀어 나옵니다.
"신라젠 아시죠? 펙사벡 아시죠?"
질문은 단순한 듯 하지만, 전혀 단순한 내용이 아닙니다.
즉, 이 말은 `당신은 펙사벡의 히스토리를 아느냐 모르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뭐죠? 뭐 있나요?`라고 묻는 기자와는 바이오업계 소위 알만한 사람들은 더이상 얘기를 안합니다.(자물통 모드로 변신)
하지만, `아는데요` 답변하면 그 이후부터는 `어떻게 보세요?` 하면서 상대방과의 펙사벡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가 공유됩니다.
지난해 1월 문은상 신라젠 회장과의 얘기를 알투바이오로 기사화하면서 당시 <기자님, 사람들이 나보고 사기꾼이라고 합니다>라는 기사를 송고한 적이 있습니다.
문은상 신라젠 회장의 하소연이지만, 바이오업계에서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일 수 도 있습니다.
▲ 과거를 극복한 신라젠 임상시험
한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찬찬히 따져 보면, 과거 히스토리와 현재 히스토리가 접목돼 있다고 보입니다.
<과거> 기존 간암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b상(총 129명, 대조군 플라시보)에서는 생존율 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신라젠은 펙사벡과 넥사바를 병용하는 3상 임상은 앞선 연구에서 펙사벡 투여후 넥사바를 처방한 일부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인 데서 비롯됐다고 밝혔습니다.
어렵죠? 해석해 드리죠.
1) 과거에는 넥사바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 신라젠 `펙사벡`을 투여한 것입니다.(펙사벡 단독 투여)
2) 현재에는 신라젠 `펙사벡`을 환자에게 투여후 넥사바 처방을 추가한 것입니다.(약 2번 먹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부분 바이오업계가 임상을 할 때는 <과거>의 기준으로 임상이 디자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할 때 `불응성 환자` 또는 표준 치료 실패한 환자` 이런 얘기를 조건으로 올리는 이유입니다.
대부분 (글로벌) 표준치료를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는 게 정설입니다.
<과거>라고 말씀 드린 바이엘의 넥사바는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글로벌 표준치료제입니다.
즉, 간암 제거 수술과 방사선요법을 한 후에도 낫지 않는 경우 화학요법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표인 셈이죠.
의사분들은 가장 먼저 암 환자를 치료할 때 수술이 1차적이고, 그리고 방사선, 화학요법(항암제 투약 요법)을 진행합니다.
암세포가 커서 수술이 어려울 경우 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고 있는 경우 수술을 위해 화학요법을 먼저 하기도 합니다.(암세포를 줄이기 위해서 말이죠.)
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기 전 해외에서 임상을 실패한 전력이 있는 의약품입니다.(아픈 과거가 있는 의약품입니다.)
그것을 신라젠이 임상 디자인을 재설계해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신라젠은 전 세계 21개국 140여개 병원의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중입니다.
‘넥사바` 단독 투여한 군 300명(대조군)과 `넥사바+펙사벡` 병용투여군 300명에서 약효를 비교하는 중입니다.
여기서 임상 프로토콜이 언급되는데요.
임상 프로토콜을 말 그대로 행동지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한다는 지침이죠.>
▲ 임상3상 결과 공표 금지된 상황
한 언론 매체는 펙사벡 임상과 관련해 "펙사벡 3상에 참여중인 주요 대학병원 교수는 `임상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현재로선 문제가 많다`며 `2상 임상도 좋은 경험이 아니었던 만큼 3상도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신라젠은 펙사벡과 넥사바를 병용하는 3상 임상은 앞선 연구에서 펙사벡 투여후 넥사바(성분 소라티닙)를 처방한 일부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인 데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펙사벡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교수들은 변경된 임상 디자인에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법무팀에서 관련해 법리 검토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라젠은 "회사와 임상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각국 규제당국의 엄격한 임상3상 시험 규정상 `절대 임상시험 유효성 데이터에 관해 외부 누설할 수 없음(불가능)"을 설명했습니다.
회사측은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의 판단에 따라 임상과정에서 우려할 만한 문제 발생시에는 임상 중단 등의 고지를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 베이스(Clinicaltrial.gov)를 통해 하게 돼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어찌 보면 철저히 통제된 상황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기에 여러가지 설이 나올 수 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대목은 약간 수사기관에서 피의사실 공표하는 느낌이 많이 들기도 합니다.>
임상시험의 경우 보통 임상 주임교수(흔히 키 닥터)에 의해 임상시험 과정이나 결과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과거 일양약품이 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임상 주임교수였던 김동욱 가톨릭 의과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교수)에게 `슈펙트` 관련 임상내용을 물어 본 적이 많습니다.<신라젠과 달리 통제된 임상과정은 아니었기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지난 1월 <어깨 무거워지는 신라젠·에이치엘비·바이로메드>에서도 신라젠 등에 대해 시간을 두고 결과를 지켜보자고 전제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시장에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암젠의 임리직에 이어 상품화될 경우 2번째 의약품이 되기에 무용성 평가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라젠은 "그동안 여러 차례 루머가 나왔지만,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억울해 하고 있습니다.
신라젠의 주주총회장의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아른거립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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