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실패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바이오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5-07 13:52  

신약 개발의 확률은 유전(油田)을 발견하는 확률보다도 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신약 개발에서 실패가 유독 많은 질환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입니다.
최근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바이오벤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임상3상 시험에 성공한 기업(국내 및 해외)은 없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실패 확률 100%`, `모 아니면 도`인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바이오기업들에 대해 알투바이오에서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까지 성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기억력장애가 대표적이지만, 파킨슨병은 운동장애가 대표적입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운동용법으로 나뉘는데, 약물치료가 기본입니다.
류철형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이 진행돼 증상이 심해지면 레보도파 약물을 처방하는데, 레보도파는 도파민으로 변형돼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지는 약물로 현재 파킨슨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약물로 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류철형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약의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투약 용량을 늘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글로벌 제약사 1위인 화이자(Pfizer)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신약 개발 프로그램인 신경과학발견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점프-업(jump-up)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끝이 될 수 있는 `야누스의 얼굴`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뛰어든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의 경우 임상2상 결과 좋아도 라이선스 아웃이 많이 어렵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대부분 신약후보물질의 경우 보통 임상1상 단계에서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게 통상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파킨슨병 치료제(신약후보물질)는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임상2상까지 효과가 좋아도 다국적 제약사들이 쉽게 라이선스 인(license-in)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화이자부터 머크, 바이오젠 등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등 신경계 치료제 개발에서 나름 쓴맛(?)을 봤기 때문이죠.
<수 조원 R&D비용을 투자한 후 실패했기에 쓴맛이 아주 강합니다.>
▲ 관심 높으나 쉽지 않은 `라이선스 아웃`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지난 달 개최된 `인베스트 페어 2019` 발표에서 "파킨슨병(PD), 알츠하이머는 임상3상에서 다 실패했다"며 "국내 제약사에서 임상2상까지 (효과가) 좋았다고 해서 팔려고 할 때는 쉽게 못 판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순 대표는"특정한 세그먼트(segment, 부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면, 이렇게 한 연구결과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없다"며 "(이 부분이 부각된다면 라이선스 아웃이 되지 않을까, 협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제약사들은 물론 바이오기업들이 너도나도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러브콜을 부르고 있습니다.<참 신기하죠?>
치매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은 성공 확률 0.05%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시험에 돌입할수록 성공 가능성은 0에 수렴하게 된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성공하면 독점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다국적 제약사들의 치료제 개발은 한창입니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AbbVie)는 2월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인 보이저 테라퓨틱스와(Voyager Therapeutics)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을 발표했습니다.
일부 바이오기업들 역시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을 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앞뒤 맥락을 살펴보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입장에서는 실패한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혈뇌장벽(BBB) 투과 문제 연구 임상 활발
최근에는 혈액과 뇌 사이를 차단하는 장벽인 혈뇌장벽(BBB) 투과 문제에 대한 연구 임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분자량이 매우 작은 합성화합물이나 이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도 침투를 할 수 없도록 뇌를 보호하는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등을 앓는 환자들의 혈뇌장벽은 약하고, 틈새가 벌어져 있어 이 사이로 항체 치료제가 침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의약품의 경우 체내에 흡수되는 농도가 20%만 도출해도 상당히 효능이 있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과정에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혈뇌장벽 투과율 문제는 약의 효능보다는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부분입니다.

<자료 : 각 사, 식약처 온라인의약도서관 임상시험정보>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를 비롯해 펩트론, 셀리버리 등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중이며, 부광약품은 파킨슨병 치료시 발생하는 이상운동증(LID) 임상2상을 준비중이며, 펩트론은 국내 임상을, 나머지 기업들은 임상1상을 준비중입니다.
셀리버리의 경우 약물 전달시스템(TSDT) 플랫폼에 대한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약물전달시스템의 가장 오래 된 명사는 DDS(drug delivery sysytem)라고 볼 수 있습니다.(요즘은 기업마다 약물전달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용어를 제시하곤 합니다.)
과학자들은 연구에 있어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한 후 타당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다만,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서 과학자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가설들(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관련)이 모두 검증에서 실패했습니다.
성공하는 기적이 일어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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