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韓 바이오에 7,500억 투자…짐쌌던 다국적사 돌아오는 이유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6-16 20:57   수정 2019-06-17 07:08

세계 11위 다국적 제약사인 스웨덴의 아스트라제네카(AZ)가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에 5년간 7,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리나라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는 GE헬스케어와 독일 머크(merck) 이후 오랜만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한국 법인)은 대부분 의약품 판매와 유통을 위한 경우가 많기에 직접적인 투자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와 다국적 제약사들의 현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에서 짐싸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GSK, BMS, 노바티스 등 대부분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 제약사(한국 법인)들은 우리나라에 공장이나 R&D센터 등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의약품 판매가 감소할 경우 오히려 한국에서 철수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바이엘코리아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공장을 철수하기로 했으며, 타이레놀로 유명한 한국얀센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향남공장을 2021년말까지만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02년 한국노바티스를 시작으로 2005년 한국릴리(일라이릴리), 2006년 한국화이자, 사노피아벤티스(현 사노피) 2008년 한국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기지를 철수했습니다.
제약업계에선 커지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하면서 우리나라보다 각종 세제 혜택이 많은 나라들로의 이전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경우 아시아지역에서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법인세 경감 등의 정책적인 지원을 많이 하는 게 사실입니다.
▲ `가뭄에 콩 나듯`하는 다국적사 투자
이로 인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기술수출을 제외하고 국내에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제약, 바이오산업을 겨냥해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독일 머크, GE헬스케어 등이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는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와 3억 달러 규모를 투자에 나서겠다고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화이자의 주력 품목인 고혈압치료제인 ‘노바스크’가 약가 재평가 대상에 올라 홍역을 치룰 때였습니다.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의 한국 직접 투자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건복지부가 해마다 건강보험 재정을 이유로 약가 인하 정책을 써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머크·GE, 10년 이상 투자없던 `K-바이오`에 투자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독일 머크그룹이 주사위를 크게 던졌습니다.
지난해 2월 독일 머크는 인천 송도에 생명과학운영본부를 신설하는 등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권에 총 4천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머크는 인천 송도에 올해 4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1만141㎡에 부지에 생산 인프라와 첨단 세포 배양용 미디어 제조 설비를 갖춘 생명과학운영본부를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인도 뭄바이의 제조·유통 센터를, 중국 우시에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일회용 제조 시설인 뫼비우스(Mobius®)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GE헬스케어는 2016년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패스트트랙(fast track) 센터를 인천 송도에 설립했습니다.
바이오 인력을 교육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정을 지원하는 센터를 구축할 아시아 지역 전략적 허브로 한국을 택한 것입니다.
GE헬스케어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진단영상 장비, 초음파 장비, 모니터링 장비 등을 여러 대학병원과 연구기관에 제공하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부문의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스웨덴의 아스트라제네카도 커지는 국내 바이오산업을 겨냥한 선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아스트라제네카, 9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사멸시키는 `넥시움`을 개발하면서 일약 다국적 제약사로 급성장한 회사입니다.
물론 넥시움은 지금은 한미약품의 `에소메졸`(개량신약)과 일양약품의 `놀텍`, CJ헬스케어의 `케이캡` 등의 신약들이 나오면서 고전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999년 6월 영국의 제네카와 스웨덴의 아스트라가 합병해 태어났습니다.
이 회사는 연구자와 과학자들의 신약에 대한 공동연구를 통해 무려 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항궤양제(PPI억제제)인 넥시움 역시 2001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K 배리 샤플리스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시켰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의 롤모델로 여긴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발렌베리 가문은 에릭슨, 사브, 일렉트로룩스, 스카니아, SAS,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기업을 보유한 가문으로, 스웨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가문이기도 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유무형 자산 투자를 포함해 약 6억3000만 달러를 연구개발 증진(바이오헬스 혁신), 헬스케어 접근성 제고, 고용 등 영역에 투자할 계획이다.
레이프 요한손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15일 "한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연구자들을 포함한 우수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혁신은 협력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념에 입각해, 산업·병원·학계 및 정부가 협력해 바이오헬스 혁신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려는 한국 정부의 전략을 환영하고 정부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아스트라제네카 투자, 귀환 모티브될까?
국내에서 셀트리온을 비롯해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수많은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황입니다.
유능한 연구개발 인력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입장입니다.
이번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가 짐을 싸고 한국을 떠났던 다국적 제약사들의 `귀환 모티브`가 될 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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