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 맛 없다고? 충격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TMI특공대]

입력 2019-09-06 16:06  

    《TMI특공대는 현장의 기자들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쓸모있는 정보를 전해드리는 체험형 영상 취재기입니다. 이번엔 '세상 맛 없다'는 혹평을 받는 한국 맥주와 세계 각국의 맥주를 비교해봤습니다. 거센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맥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지금이 국산 맥주를 다시 볼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다'는 평가를 받는 국산 맥주의 오해, 풀릴 수 있을까요? 직접 블라인드 테스트해봤습니다.》

    안 쓰고, 안 사고, 안 간다는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금방 끝날 것이라던 불매운동,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셈인데요.

    불매운동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아무래도 일본맥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22만3,000달러로 지난해 8월(757만달러)보다 97% 급감했습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올 7월(434만달러)과 비교해도 94.8%나 줄었는데요.

    일본맥주 불매운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거세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10여년 수입맥주 선두를 지켜온 일본 맥주는 지난달 13위에 그쳤는데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일본제품 할인 행사 중단과 소비자 인식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일본 맥주 판매 감소로 타국가 맥주와 국산 맥주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오비맥주 '카스'는 편의점에서 기존 강자 '아사히'를 밀어내고 맥주(500㎖ 캔 기준)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성수기 맥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7~8월 유흥시장에서 집계된 하이트진로 맥주 중병(500㎖)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산 맥주의 인기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사실 이것보단 다른 궁금증이 더 컸습니다.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한국 맥주에 대한 평가가 사실인지 말입니다. 주로 폭탄주 제조에 활용되는 국산맥주, 우리의 편견은 아닐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맥주는 보리로 만든 술이죠. 우리나라는 쌀이 흔했기에 쌀로 빚은 술이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보리를 사용한 술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또한 맥주에 있어선 전통이 있는 나라라는 거죠. 유럽에선 가장 흔한 곡물이 보리여서 맥주가 더 발전했지만 말입니다.

    맥주에 전통이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맥주가 맛없다는 '혹평'에 시달립니다. 수 년 전 한 영국 특파원이 기사를 통해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한 것이 제일 유명하죠.

    하지만 이 지적에 대해선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북한을 대표하는 맥주로 알려진 대동강 맥주는 사실 영국 주류회사 설비를 들여다가 만들었습니다. 자국의 맥주 맛에 길들여진 영국 특파원의 입장에선 대동강 맥주가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또한 한국 맥주는 기름지고 화끈한 음식들이 많아요. 이들과 어울리도록 맥주를 만들다보니 국산맥주는 청량감이 좋은 라거 계열이 발달한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영국은 에일 맥주의 강자거든요.

    이렇게 근거를 나열하지 않아도 블라인드 테스트 한 번만 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한국 맥주 맛 없다는 건 '그저 편견에 불과했구나' 하고 말이죠.

    오비맥주 마케팅팀에서 2013년 5월부터 6년 간 2만2,300명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맥주 5잔을 두고 어떤 맥주인지 맞춰보도록 한 겁니다. 어땠을까요?

    5개 모두 맞춘 사람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심지어 2만2,300명 중 단 8명만이 한국맥주를 찾아냈다고 하는데요. 놀랍지 않나요? 단 0.0004%만이 한국맥주를 골라냈다는 사실! 한국맥주가 세상에서 가장 맛없다면, 5잔 중 가장 맛없는 맥주를 골라내면 될 텐데, 왜 블라인드 테스트로는 찾아내지 못한 걸까요?

    실제로 한국경제TV 기자들 8명도 오비맥주 체험장에서 위와 같은 조건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그 결과는, 역시나 단 한 명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날 저희도 적잖이 놀랐어요. 기자로서 술과 함께 한 날들이 적지 않건만...어떻게 다같이 0점을 맞을 수 있는지...)

    이게 다가 아닙니다. TMI특공대가 직접 나선 이상, 한 번의 실험 결과에 만족할 순 없겠죠?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또 해봤습니다. 저와 또 다른 기자(TMI특공대 전문기자죠? 정재홍 기자) 즉, 총 2명이 하이트진로 홍천 공장에서 세계 각국의 맥주 6잔을 두고 실험을 했는데요. 2차 테스트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건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제 성적은 또 다시 0점을 받았습니다. (띠로리, 아무래도 전 맥알못인가 봅니다. 미각 실종?) 이번에는 가장 맛있는 맥주와 가장 맛없는 맥주도 선택해 보았는데요. 이게 웬일? 전 매국노 오명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궁금하면 영상 확인 고고!)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도 꼭 알아둬야 할 사실은, 블라인드 테스트로 '한국 맥주 찾아내기'가 '모래알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일이였다는 겁니다. '딱 6잔을 두고 찾는건데 모래알에서 바늘 찾기에 비교한다고? 기가차고만?' 하실 뿐 계실 거 같은데요. 안 믿긴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죠.

    저는 이번 실험을 통해 '한국 맥주 = 맛없다'란 생각이 너무 뿌리깊게 박혀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매국노 오명 쓴 부분도 반성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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