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라면 먹을 각오로 산 갤럭시폴드 개봉기…"손톱 조심하세요" [TMI특공대]

정재홍 기자

입력 2019-09-11 18:01   수정 2019-09-11 17:30

    출시 3일전 사전예약…240만원 눈물의 결제
    주름 있고 거슬리지만 영상시청엔 문제X
    메인화면 내구성 불안…손톱도 조심해야
    《TMI특공대는 현장의 기자들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쓸모있는 정보를 전해드리는 체험형 영상 취재기입니다.》

    사야했습니다. 누구든지 살면서 한 번쯤은 뭔가를 꼭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행사를 직접 봤을때, 한낱 접히는 스마트폰 주제에 갤럭시폴드는 제게 그런 제품으로 다가왔습니다. 239만8,000원 솔직히 아깝습니다. 할부로 긁었으니 몇달간 라면만 먹으며 버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한 만큼 기대 이상이길 바랐습니다. 제품을 뜯고 밤새 만져보며 느낀 장단점을 세세하게 적겠습니다.

    ● 삼성 매장직원 "저도 못 샀는데 부럽네요"



    5일부터 삼성전자에서 예약 알림을 보내기 시작했지만 정보가 빠른 소비자들은 3일부터 알음알음 예약을 신청했습니다. 저도 3일 오전 삼성전자 메가스토어점을 통해 자급제 모델을 예약했습니다. 오전 11시쯤이었지만 이미 배정된 15대 물량은 동난 뒤였습니다. 추석 이후에나 물량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직원은 답했죠. 그런데 통신사 예약을 받기 시작한 뒤 KT에서 '단말기 불량증상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자를 소비자들에게 돌렸다는 게 알려졌습니다. "이러다 못받는 거 아냐?" 가슴 졸였습니다. 다행히 단순한 해프닝이더군요.

    '간절히 소망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고 유명한 분이 말씀하셨죠. 출시 당일, 저녁 8시쯤 제품을 받으러 오라는 직원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매장을 방문하자 사전예약자들로 보이는 소비자들이 속속 모였습니다. 인원은 대략 20명 남짓. 수원공장에서 제품이 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품은 9시가 다 돼서야 배급(?)됐습니다. 제품을 건넨 한 직원은 "저도 못 샀는데 부럽네요"라며 짧게 축하인사를 전했는데요. 소리를 지르고 환호할 줄 알았지만 현장은 매우 차분했습니다. 신성한 제품 앞에서 경건했다고 해야할까요. 고객들은 한 통신사 통계자료 대로 20~30대 남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호화롭던 포장은 없어져…LTE 속도는 '글쎄'

    사실 24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준 만큼 호화로운 포장을 원했습니다. 지난 4월 외신과 해외 유튜버들에게 공개한 갤럭시폴드 패키지는 큰 박스를 열면 검은색 작은 상자가 위로 올라오는 고가 제품에 어울릴 법한 포장이었죠. 한국에서는 갤럭시폴드가 담긴 검은상자만 종이가방에 담아 줬습니다.

    초기 물량이 3천여대에 불과했기 때문일까요. 제품 프로모션도 예상보단 담백했습니다. ▲ 26만원대 몽블랑 전용케이스 ▲ 1회에 한해 디스플레이 파손 70% 지원 ▲ 전용 상담센터 정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몽블랑 케이스 외엔 일반 S시리즈에서도 보통 주는 프로모션들이었죠. 대신에 15만원 상당의 갤럭시버즈가 기본 구성품으로 들어있다는 게 위안거리였습니다.

    갤럭시폴드는 우리나라에서 5G 모델을 기본으로 출시됐습니다. LTE 유저였던 제가 자급제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유심만 갈아 끼우면 5G폰인 갤럭시폴드를 LTE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5G 전용모델이라 그런지 LTE속도가 전에 썼던 갤럭시S10 플러스보다 느렸습니다. 속도를 측정해보니 27Mbps가 나왔네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이동통신사 LTE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0Mbps 입니다. 영상재생에 큰 무리가 있는 속도는 아니지만 게임 하나 받는데 상대적으로 매우 오래걸리더군요. 5G 요금제를 또 가입하고 싶진 않은데...자세한 건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봐야겠습니다.

    ● 접었을 때 더 멋진 '폰'…채팅시 오타 피하긴 어려워

    갤럭시폴드를 고민없이 구매한 이유는 사실 비주얼입니다. 화면만 계속 커지는 직사각형틀에서 좀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스페이스 실버' 색상은 그런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4.6인치로 접었을 땐 십여년전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LG '초콜릿폰' 같은 슬림한 디자인이 이목을 끌더군요. 276g이라는 무게도 성인 남성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가로폭이 기존 스마트폰보다 좁아 바지 주머니에 넣기도 편했습니다. 까먹고 뒷주머니에 넣고 풀썩 앉으면 눈물 한 바가지 흘리겠지만 말이죠.

    커버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유튜브를 볼 때 720P 정도를 지원하는 HD+(1680 x 720)급입니다. 영상도 보고 네이버로 기사도 검색할 수 있지만 눈이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 카카오톡 채팅을 할 때도 타자치기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키보드 형식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저같은 경우 한번도 오타나 나지 않은 적이 없네요. 전화, 카메라, 알림받기 정도로 쓰일 거 같습니다.

    7.3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는 QXGA+(2150 x 1536) 화면을 탑재했습니다. 촛불 1,200개를 밝힌 것 만큼의 1,200니트와 HDR10+ 를 지원합니다.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FHD+보다 조금 더 선명한 화질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갤럭시S10 플러스와 갤럭시 노트10+가 WQHD+급(3040 x 1440) 화면을 지원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아쉽지만 눈으로 봤을 때 노트10+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원시원한 화면 탓인지 갤럭시폴드 화면이 더 선명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아직 넷플릭스에선 HD로만 표시되고 HDR 표시가 뜨지 않습니다.

    ● "손톱 꼭 깎으세요"…문제없지만 불안한 화면내구성



    한 가지 이번 갤럭시폴드에서 가장 불안한 부분은 내구성입니다. 지난번 불량사태도 한 몫 했지만 갤럭시폴드를 개봉하면서 삼성전자의 경고문을 3번이 봤습니다. 물건을 받으며 종이로 한 번, 개봉할시 경고문으로 한 번, 제품을 켤 때 다시 또 주의사항이 나옵니다. 요약하면 메인 디스플레이에 다음 3가지는 반드시 하지 말라는 경고장입니다. 1)손톱 등 뾰족한 물건으로 찌르지 말것 2) 접히는 화면 사이 이물질 삽입주의 3) 방수방진 지원 안함.

    손가락에 힘을 줘야 갤럭시폴드의 대화면이 열리는데 손톱 정도로 한 번쯤 힘껏 눌러 스크래치를 낼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생활방수정도는 되겠지만 요즘처럼 폭우가 쏟아지면 굉장히 '폰' 모시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진공관에 넣어 놓고 보관해야는 거 아니냐고. 화면내구성 테스트는 계속 사용해보면서 살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메인 디스플레이 교체비용은 수리반납시 65만원 정도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처럼 비주얼에 매료돼 꼭 구매하고 싶다면 갤럭시폴드 강력 추천합니다. 240만원 솔직히 아깝지만 최신 스마트폰으로 자주 바꾸는 소비자라면 그 이상의 만족감 얻을 겁니다. 덤으로 요즘 사람들의 관심이 좀 덜했다고 느끼셨다면 꼭 추천합니다. 갤럭시폴드를 회사로 가져간날, 평소 잘 웃어주지 않던 직장 동료들도 환한 미소로 제게 달려왔습니다.(사랑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별로 관심없는데 호기심 때문에 또는 대중적인 스마트폰의 대체품으로 원한다면 240만원 주고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접히는 스마트폰인데 예쁘게 나온 것 뿐입니다. 내년이나 내후년쯤 초박막 강화유리(UTG)로 내구성이 보완된 2~3세대 폴더블폰이 200만원 안팎으로 나왔을 때 그때는 추천드릴 수 있겠네요. 앗 기사를 쓰다보니 라면이 다 익었네요. 일주일 이상 써보고 다시 자세한 리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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