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망하면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바이오 투자자 `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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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0-03 18:40   수정 2019-10-04 07:33

"기업이 망하면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바이오 투자자 `피멍`



"기업이 망하면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다. 기업은 지속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높아져야 돈을 버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매도 논란이 한창인 주식시장에선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자본시장은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직접금융과 간접금융 시장으로 나뉜다.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 사이에 은행 등 금융기관이 개입되어 자금의 흐름을 매개하는 방식을 간접금융 시장이라 부른다. 간접금융을 이용하면 안정성이 높은 반면 이자 등 조달금리가 발생해 상대적으로 기업의 투자활동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조달금리 없이 자본투자 형태로 직접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만든 시장이 직접금융시장,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주식시장이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주식을 사는 사람은 보유하는 지분만큼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된다. 회사가 성장하면 주가가 오르고, 주주는 주가 상승과 배당이라는 과실을 얻게 된다. 즉 회사가 성장할수록 주주들에게도 이익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 공매도 투자자가 등장해 이러한 상식을 뒤집어 엎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매수해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주가 하락폭이 클수록 차익 규모도 커진다. 공매도는 부정적인 정보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주가버블 형성을 방지하고 변동성을 줄이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관·외국인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보와 자금력이 막강한 기관과 외국인 등 공매도 투자자는 개인과의 수익률 전쟁에서 웬만해선 진 적이 없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전체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공매도의 싸움은 모두 공매도 세력의 승리로 돌아갔다. 개인들이 셀트리온,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바이오 기업들의 비전을 믿고 투자한 데 반해 공매도 세력은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다. 결과는 개인투자자들의 참패로 끝났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물론 공매도 세력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주가를 일부러 끌어 내렸다는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매도 세력이 던진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의 비전을 믿고 꾸준히 매수해 온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 지연을 발표했던 에이치엘비는 얼마전 유럽종양학회에서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기 전까지 공매도 세력과 싸움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지난 7월 30일부터 9월 27일까지 에이치엘비에 대한 공매도 수량은 543만주로 전체 거래량의 14%를 차지했다. 지난달 29일 리보세라님 임상3상 전체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이전처럼 임상 실패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나선 영향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에이치엘비는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한 임상 3상에서 암 진행없이 생존을 연장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기존 시판 치료제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또 유럽종양학회를 빛낸 Best of ESMO 2019에 선정되기도 했다.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 다음 날에도 14% 상승했다. 2일 주가는 7만100원에 마감해 3거래일 동안 51%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기준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은 2천억 원에 육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의 임상실패에 베팅하며 공매도로 일관했던 공매도 투자자들 중 일부 세력이 국제학회에서 임상성공이 공식화되고 최우수 논문선정 소식이 들리자 서둘러 손실구간을 축소하기 위한 숏커버링(주식을 매수해 공매도 잔고를 상환하는 것)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개별 종목의 적정가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순기능이 많다고 주장한다. 공매도의 수 많은 역기능에도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공매도에 시달렸던 한 업체의 주주들은 유튜브와 블로그, 주주카페 등을 통해 대차해지 운동과 공매척결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업체 A사 주주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세력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투자대상 옥석 구분을 하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며 "스스로 정보를 수집해서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대차해지 운동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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