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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 해 세계와 한국 경제 전망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19-12-23 09:40  


또 다른 10년, 2020년대를 맞는다. ‘기대 반-우려 반’으로 맞이했던 이전의 10년과 달리 2020년대만큼은 유독 ‘우려’ 일색이다. 모든 예측기관도 2020년대 첫 해부터 세계 경기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각종 위기와 위기 극복으로 점철됐던 2010년대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채 또 다른 10년을 맞이하는 미완성에 따른 두려움이다. 다른 하나는 그 어느 10년보다 ‘혼돈 속에 대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앞날에 대책을 마련해 놓지 못한 것에 따른 우려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대 세계 경제는 2010년대에 비해 환경면에서는 ‘뉴 노멀’에서 ‘뉴 애브노멀’, 위험관리 면에서 ‘불확실성’에서 ‘초불확실성’으로 한 단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 시대가 무서운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빅 체인지(big change)’, 즉 대변화가 닥친다는 점이다. 오로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만 개혁과 혁신을 생존 차원에서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0년대 세계경제질서는 ‘속 빈 강정(nothingburger)’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형상으로 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질서를 주도해온 국제기구와 국제규범이 남아 있더라도 실질적인 역할과 구속력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그 속을 채워줄 새로운 국제기구와 국제규범은 태동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무정부·무규범의 혼돈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짐의 말이 곧 법이다”할 만큼 경제 절대 군주 시대에서는 새로운 국제기구와 규범을 만들기 위해 각국이 머리를 맞대는 일조차 힘들다. 설령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구속력과 이행력이 따르지 않는 느슷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질서는 ‘시스템이 없는(non system)’ 지금의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탈(脫) 달러화 움직임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탈달러화 움직임에도 유로화, 위안화, 엔화 등 현존하는 통화가 달러화를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년 상반기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하는 것을 계기로 디지털 기축통화 자리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또 한 차례 패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도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리브라’를 허용하는 방안과 함께 가칭 ‘디지털 달러화’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미국이 디지털 법정화폐를 도입한다면 다른 중앙은행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대 들어가기 전부터 주도권 확보한 4차 산업은 융복합 추세가 더 심화된 6차 산업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6차 산업 시대에 있어서는 농업·제조업·서비스업 간의 경계선이 무너지면서 종전의 콜린 클라이크식 산업분류 개념이 무의미해진다.
알파라이징 인더스트리(α-rising industry), 빈곤층 비즈니스(BOP business), 해빙에 따른 북극과 그린란드 등 뉴 프론티어 산업 등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제3 섹터’가 부상하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대량 실업에 따른 사회병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10년대와 마찬가지로 제조업도 중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는 2010년대와 마찬가지로 2020년대 첫 해부터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풀린 돈이 회수되지 않은 데다 초저금리(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로 늘어난 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실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다음 세대’보다 ‘다음 선거’, ‘국민’보다 ‘자신의 자리’만을 생각하는 정치꾼(politician)이 더 판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통화론자(MMT)의 주장대로 돈을 더 풀고 빚을 더 내서 쓸 경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대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통화기구(IMF) 기능이 약화된 여건에서는 글로벌 초대형 위기로 발전될 수 있다.
2020년대 첫 해 한국 경제는 문제다. 어떤 변화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원더링(wandering)’, 즉 방황의 시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선책인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 시대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빅 체인지를 주도하지 못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다가가 두드려야 차선책이라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2010년대에서 2020년대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에 한국 경제는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졌다’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세계 흐름과 동떨어지고 있다. 대외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특정 가치와 이념에만 편중된 프레임에 갇혀 있을 경우 더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뉴 앱노멀·초불확실성 시대에 나타나는 ‘빅 체인지’에 성공한다면 그에 따르는 보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세계가 하나로 시장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부호에 들어가려면 노멀·확실성 시대에서는 최소한 30년이 걸렸으나 뉴 노멀·불확실성 시대에는 10년 이내도 가능해 졌다.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빅 체인지 시대에는 더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빅 체인지 시대에 가장 확실한 생존전략은 ‘지속 가능한 흑자 경영’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는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고객가치 창출과 전략을 설계하고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야 한다. 하지만 베인 앤 컴퍼니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목표를 달성해 생존한 기업은 10%도 채 못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대에는 생존 확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종전에는 지속 가능한 흑자 경영 달성에 실패하는 것을 시장점유율 하락, 경쟁 격화, 기술진보 부진 등과 같은 외부요인에서 찾았다. 하지만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빅 체인지 시대에는 오너십 약화, 의사결정 지연, 현장과의 괴리 등 내부요인이 더 문제가 된다.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함에 따라 내부적인 복잡성이 증가하고 초창기 왕성했던 창조적인 문화, 소속원의 주인의식이 약화되는 ‘성장의 함정’과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국가·기업·개인 가릴 것 없이 모든 경제주체는 성장하면 할수록 가장 먼저 ‘과부하(overload)’ 위기가 찾아오면서 내부적인 기능 장애에 봉착한다. 과부하 위기는 ‘속도 저하(stall-out)’ 위기로 전이돼 조직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복잡성이 증가하고 초창기 조직을 이끌었던 명확한 창업자적 미션이 희미해짐에 따라 성장 둔화를 겪게 된다. 속도 저하 위기가 무서운 것은 곧바로 ‘자유 낙하free fall)’ 위기로 악화돼 창업자 정신을 상실한 경제주체일수록 핵심권에서 퇴출당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2020년대 진입을 앞두고 세계 일류 기업인 애플이 ‘실적 부진’에 빠져 성장 미래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실망스럽게도 실적부진 요인을 중국의 추격, 달러 강세 등과 같은 외부요인에서 찾고 있는 점이다. 애플 ‘스스로의 도피’다. 스티브 잡스 시절처럼 내부적으로 애플의 강점이었던 “창업자 정신”에 기반해 모든 조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지, 철저하게 현장 중심적 의사결정과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뚜렷한 고객층을 위한 반역적 미션을 갖고 있는지를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창업자 정신은 ‘반역적 사명의식’과 ‘현장 중시’, ‘주인 의식’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정신은 성장을 막 시작한 경제주체는 자신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경영여건이 잘 갖춰진 경제주체에 도전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창업자가 직접 이끄는 조직이 일상적인 결정과 행동방식에 준거의 틀로 삼는 규범과 가치에 창업자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조직일수록 흑자경영을 달성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20년대 진입을 앞둔 한국 경제는 ‘저성장 늪’에 빠져 성장 미래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성장둔화 요인을 중국의 추격 등과 같은 외부요인에서 찾고 있는 점이다. ‘스스로의 도피’다. 대외적으로는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 시대에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빅 체인지에 더 다가가 더 적극적으로 두드려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창업자 정신`에 기반해 모든 국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지, 철저하게 현장 중심적 의사결정과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뚜렷한 고객층을 위한 반역적 미션을 갖고 있는지를 반문해 봐야 한다.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 해부터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창업자 정신을 자신의 조직 전체에 불어넣어 뉴 애브노멀·초불확실성 시대를 맞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빅 체인지를 통제해 나간다면 지속 가능한 흑자 경영을 달성할 수 있고 중심국가·일류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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