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엄마가 맡아줄게" 옛말...우리아이 재테크는 어떻게?

고영욱 기자

입력 2020-01-25 15:07  

바뀌는 세뱃돈 풍속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설 명절 직전 은행창구는 세뱃돈 신권교환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이런 모습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대신 외국돈을 바꿔가거나 모바일로 세뱃돈을 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설 연휴에 바캉스를 떠나는 이른바 ‘설캉스’가 늘고, 카카오톡과 토스 등 모바일 앱을 통한 송금이 재밌고 편해진 까닭이다.
실제로 올해 설 연휴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104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다 연휴기간이 줄었음에도 여행객은 2.8% 증가했다. 모바일 세뱃돈도 증가세다. 카카오에 따르면 2018년의 경우 설 연휴 전후로 송금액이 평소 대비 19% 증가했고, 2019년의 경우 29%가 증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송금통부 기능에 `설날` `2020` `부자되세요` `고마워요` 등의 메시지를 추가했다.
저출산 현상도 세뱃돈 풍경을 바꿨다. 설 명절에 친가와 외가를 돌며 세배만 10번은 했던 세대가 어른이 됐지만, 세뱃돈을 줄 조카는 드물다. 세뱃돈을 줄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많아진 시대가 된 것이다. 물가상승을 더해 자연히 세뱃돈 금액도 커지고 있다. 입학·졸업·취업까지 맞물리면 많게는 몇 백 만원 돈이 오가기도 한다.
엄마·아빠 어린시절의 세뱃돈

세뱃돈 풍속과 관련해 1971년에는 7세 미만 아이들에게는 50원보다 적은 돈이나 장난감, 국민학생(초등학생)에게는 100원 정도를 쥐어줬다. 중·고등학생은 100~200원 정도이거나 학용품을 미리 사뒀다가 주는 것으로 세뱃돈을 대신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후 1982년에 500원이 지폐 대신 동전으로 발행되면서 세뱃돈도 지폐의 최소 단위인 1000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1988년엔 `세뱃돈 대학생 5000~1만원, 어린 학생들은 3000원씩`, `국민학생 1000원, 중·고·대학생 5000원`이 일반적이었다.
이렇게 친척들로부터 받은 세뱃돈은 집으로 가는 길에 부모님께 ‘헌납(?)’하는 게 보통이었다. “잘 맡아뒀다가 크면 준다”라는 구실이다. 형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 돈은 주로 학용품과 참고서, 밑반찬 재료를 사는데 쓰였다.
요즘 아이들의 세뱃돈

2020년 현재 세뱃돈은 얼마면 될까. 이를 두고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0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직장인들은 설 세뱃돈 지출을 16만4000원으로 예상했다. 미혼 직장인은 12만3000원을 예산으로 잡았으나 기혼 직장인은 28만3000원을 쓸 예정이라고 답했다.
세뱃돈을 받는 사람의 나이로 나누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에게는 1만원(48.8%), 중·고등학생에게 적절한 세뱃돈 액수는 5만원(36.9%)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이들은 더 많은 세뱃돈을 기대했다. EBS 스쿨잼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경우 5만원이 21.3%로 가장 많았고 3만원(20.1%), 1만원(19.5%)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 소비 유형과 행태 분석에 따르면 이렇게 풀린 세뱃돈의 약 80%가 소비시장으로 돌아온다. 특히 지금의 문화콘텐츠와 IT기술을 당연하게 여기는 2000년생들은 고가의 연예인 굿즈, 게임아이템, 스마트폰 구입도 망설임이 적다.
재테크 시작은 어린 시절부터

그렇다면 전체 세뱃돈 규모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약 5조7천억원 규모 정도로 어림잡아 볼 수는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가구간이전지출(28만6천원)에, 전체 가구 수 2천만가구(1,997만 가구)를 곱한 수치다. 물론 이 수치엔 각종 경조사비, 부모님 용돈 등도 포함돼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설 연휴 전 10영업일간 금융기관에 5조5,953억원의 화폐를 공급하기도 했다. 어른 한명의 세뱃돈을 보면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이지만,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꽤 큰 시장인 셈이다.
세뱃돈의 20% 정도는 예·적금 등 저축으로 활용된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아이 이름으로 된 금융상품에 가입해 세뱃돈과 용돈을 넣으면 어린시절부터 자녀의 경제관념을 키워주면서 목돈 마련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회사들은 `설 명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년간 매달 300만원 이하의 금액에 연 최대 2.9%의 이자를 주는 KB 영 유스(Young Yuth)적금을 운영중이다. 신한은행은 매달 30만원 한도로 최대 12년간 2.8%까지 이자를 주는 신한 용돈관리 포니(Poney) 적금이 있다. KEB하나은행과 SKT의 합작사인 ‘핀크’는 2020 세뱃돈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연 최대 5% 금리의 ‘핀크 T high5 적금’ 신규 가입자 전원에게 추가로 2,020원을 증정한다.
예전에는 미성년자 주택청약 통장의 이자가 높아서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한풀 꺾였다. 현재 미성년자 주택청약 통장의 이자는 1.8% 정도다. 특히 주택청약 통장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돈이 필요할 때 반드시 해약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 부모 통장에서 이체된 자금은 증여 대상이 된다. 몇 년을 유지했든 청약자격도 미성년자는 납입 기간은 2년, 납입횟수 24회만 인정된다. 따라서 미리 가입하지 말고 17세가 된 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마련 등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경제 프로그램 혜택도 경험할 수도 있다. 다만 어린이 펀드라고 해서 특별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 유형과 수익률 등은 꼼꼼히 챙겨 봐야 한다. 펀드를 활용하면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만 18세 미만의 자녀 명의로 펀드를 가입하면 10년간 2,000만 원까지 증여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우리 아이펀드 시리즈`는 국내에 설정된 어린이 펀드 중에서 규모(2800억 원)가 가장 큰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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