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토브리그’ 박은빈 “여성 운영팀장을 인정해주고, 차기 단장이라는 말도 해주셔서 뿌듯”

입력 2020-03-02 07:46  




“인생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제가 그만큼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한 건 맞지만 또 그만큼 잘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부족했던 부분은 다음에 또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박은빈이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단 드림즈의 운영팀장 이세영 역할을 맡았다. 이세영은 누구보다 드림즈에 열정적인 인물로 박은빈은 극 중심을 꽉 잡아줬다.

“세영이는 감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확 돌아설 때는 냉철한 이성으로 맺고 끊음이 확실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백승수 단장(남궁민)이 흔들릴 때마다 차갑게 잡아줄 수 있었고, 옳은 말을 해서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었죠.”

박은빈에게 ‘스토브리그’ 출연은 모험이었다. 사람들이 갖고 있던 편견을 이겨냈어야 했기 때문. 이세영의 극중 직책은 최연소 여성 운영팀장으로, 평균 40대인 현실 야구팀의 운영팀장보다 현저히 낮은 나이다. 더불어 운영팀장의 상당수가 야구선수 출신일 뿐만 아니라 여성 운영팀장은 존재한 적이 없었기에 이를 표현해야 할 박은빈의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야구를 정말 룰 정도만 아는 정도였어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건 저희 어머니였죠. 유명한 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으면 옆에서 보는 정도예요. 크게 마니아가 아니었는데 이번에 야구 운영팀장 역을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야구 만의 아름다운 매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어요. 초반에 SK 와이번스에서 협조를 잘 해주셨어요. 거기에서 운영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죠. 근데 실제 프런트 중에서도 여자가 별로 없고, 운영팀장으로서 저처럼 어린 친구가 나오는 건 현시점에서 많이 안 나온다고 해서 우려가 컸어요. 어떻게 보면 현존하지 않는 선례가 없는 캐릭터이다 보니 현실성 문제를 뛰어넘어야 하는 관문이 존재했어요. 그런 면에서 제 자신이 현실과 많이 맞닿은 느낌이었어요. 여성 운영 팀장을 향한 편협한 시각이라는 것에 대해 저 조차도 부딪히면서 이겨내야 하는 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점점 극 중에서 여성 운영팀장을 인정해주고, 차기 단장이라는 말도 해주셔서 뿌듯했어요. 또 주변 분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저도 건강하게 지켜온 것 같아 다행이라 느꼈어요.”




그의 뜨거운 진심에 보답하듯 ‘스토브리그’는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스토브리그’가 보여준 성장세는 놀라웠다. ‘스토브리그’는 1회가 5.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입소문을 타며 최종회의 경우 19.1%의 시청률을 보였다.

“사실 저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시청률에 대한 기대보다는 한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촬영할 때 웃으면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는 목표였는데 그건 촬영을 하면서 이뤄졌다는 생각에 만족해요. 게다가 시청률까지 기대이상으로 나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인기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종영을 앞두고 있을 때 사인 요청이 들어오면서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느꼈죠.”

박은빈은 이세영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인물과 접점이 많은 인물이라 상호작용이 잘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주려 신경 썼다.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여자 배우가 없었던 환경이 처음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다른 팀장님과도 돈독한 유대 관계를 형성한 것 같아요. 한 팀인 것 같다는 동료애를 많이 느꼈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또 2020년 겨울은 참 따뜻했다는 의미로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남궁민 오빠는 세영이라는 사람이 드림즈에 진심이듯이 남궁민이라는 배우는 연기에 참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백승수 단장을 어떻게 연기할까 항상 고민했던 것 같고, 거기에 저는 호흡을 맞추면 되는 거라 연기하기에 되게 편했어요. 조병규와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참 재주도 많고 똑똑한 친구더라고요. 할 줄 아는 능력도 많고 둘이 애드리브한 것도 되게 많았어요. 항상 현장에서 또래가 없었다보니 유일하게 조병규가 또래였어요. 저도 실제로 이세영과 한재희처럼 실제 누나 동생처럼 했던 것 같아요.”

7회 마지막 장면은 이세영의 멋짐이 폭발과 함께 많은 화제가 됐다. 서영주 선수(차엽)가 백승수 단장 무릎에 술을 쏟아 붓자, 이세영이 화를 참지 못하고 “선은 니가 넘었어!”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다.

“수많은 명대사들도 많았고, 명장면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더라고요. 7부, 8부에 있었던 장면을 끝날 때까지 기억해주시는 게 감사했죠. 그 장면이 내 캐릭터의 정점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선은 니가 넘었어’를 지르면서 끝낼지 아니면 좀 멋있게 끝낼지 상의해본 결과 소리 지르는 걸로 마무리했어요. 사실 제가 계속 절제를 해온 캐릭터라 괜찮을까 싶기도 했어요. 근데 우리 사회에서 또 인간관계에서 실제로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시청자들을 대신해서 소리를 지르는 거라 생각했어요. 또 차엽 선배가 연기를 잘하시다 보니 절로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다들 연기를 잘 하시다 보니 그 역할에 빠져들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1998년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한 그는 아역을 거치고 이젠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연기 경력은 20년이 훌쩍 넘는다. 내년이면 어느새 서른.

“사실 나이가 언제 이렇게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작품 하나를 하면 시간이 빠르게 가요. 안 그래도 29세에 대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홉수 조심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홉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됐어요. 사실 한국 나이로는 29세일지는 몰라도 외국에서는 어리죠. 그래서 크게 나이에 대해서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스토브리그’가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또 다른 박은빈의 재발견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완벽한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다. 박은빈은 철저한 분석으로 이세영을 제대로 소화해내며 진폭 넓은 배우로 성장했음을 깨닫게 했다. 대사 한 마디를 하더라도 캐릭터로서 살아 숨 쉬는 박은빈이 있어 행복했던,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은 ‘스토브리그’다.

“저는 시놉시스를 꼼꼼하게 읽어봐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획의도를 보면 작품이 나아가려는 것이 보이고 캐릭터가 보여요. 또 그 속에 녹아져있는 인물 관계 속에서 내용이 어떻게 될 지 유추해볼 수 있죠. 근데 시놉시스를 보고 시나리오를 보면 전혀 다를 때도 있어요. ‘그런 방향성으로 잘 나아가고 있나’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시즌2는 너무나 불확실한 게 많은 미래라 확답을 제가 할 수 없겠지만 시즌2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있어요. 저 또한 이런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기다리고 싶어요.”

박은빈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그동안 아역부터 활동해 온 연기 내공을 보여주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박은빈의 앞으로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지금까지 뛸 때도 있었고 그냥 멈춰서 있을 때도 있었지만 천천히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옳은 방향이 어느 쪽일까 걷고 있기 때문에 이런 하루하루가 쌓인다면 조금 더 제가 바라던 미래에 닿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부끄럽지 않은 삶인 것 같아요. 스스로 떳떳한 길을 걸었다라고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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