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음 돌린 보고서…"완벽대응해도 미국인 20만명 사망 가능성"

입력 2020-03-31 06:18   수정 2020-03-31 13:46

데비 벅스 등 백악관 코로나19 TF, 대통령에 보고
미국 확진자 15만명 넘어…사망자 3천명 육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미국인 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백악관 핵심 당국자에게서 공개적으로 나왔다.
미국인 전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하게 지킨다고 해도 사망자가 10만∼20만명 수준의 대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게 미 보건당국의 인식인 셈이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오전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어제 미국에서 수백만 명이 감염되고 10∼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그 정도가 사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벅스 조정관은 160만명에서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은 확산 방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망이라며 "우리가 다함께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면 10만∼20만의 사망자 범위에 이를 것이고 우리는 그마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모든 것이 잘 작동하고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잘했을 때의 10만∼20만명이 사망하는 것이라니 숨이 멎을 지경"이라고 하자 벅스 조정관은 "최선의 시나리오는 미국인 100가 필요한 일을 정확히 하는 것인데 모든 미국인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치된 대응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 각지에서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감염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벅스 조정관은 "이제 모두가 5명에서 50명, 500명, 5천명으로 매우 빨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거라고 본다"면서 미국의 모든 도시에 대해 아주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도시 지역에서 15일짜리 가이드라인을 지키도록 하는 데 늦었다는 말도 했다. 10인 이상의 모임과 외출 등을 피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보름 기한으로 내놓았다가 4월 30일까지로 연장한 가이드라인이다.

이처럼 미국인 전부가 합심해서 노력해도 사망자가 10∼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전망이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4월 말까지로 연장된 것과 관련해 "벅스 조정관과 나는 모든 데이터를 살피느라 상당한 시간을 썼고 우리가 왜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지 (설명했고) 대통령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과 벅스 조정관의 분석에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의 보고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220만명에 달할 수 있고 과감한 조치에 나설 경우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백악관에 이달 중순 공유됐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발표, 보고서에 담긴 끔찍한 전망이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30일 오후 1시 2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5만3천246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 수는 2천828명으로 집계됐다.

CNN 방송도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15만5천252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인 3명 중 2명이 외출을 삼간 채 집에 머물며 코로나19 확산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급증세가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뉴욕주의 코로나19 환자는 6만6천497명으로 늘었다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밝혔다. 전날보다 6천여명 증가한 것이다.

그는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의 광범위한 확산이 다른 주에서도 벌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새로운 코로나19 확산지로 떠오르고 있는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밤새 485명의 신규 환자와 3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 주의 코로나19 환자는 4천25명, 사망자는 185명으로 늘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기준으로 뉴욕 외에 뉴저지(1만3천386명), 캘리포니아(6천388명), 미시간(5천489명), 플로리다(5천473명), 매사추세츠(4천955명), 워싱턴(4천905명), 일리노이(4천596명), 펜실베이니아(4천90명), 루이지애나주 등 환자가 1천명 이상 나온 주도 23곳이나 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