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 9일 개최…러·사우디 공방, 감산합의 난항

입력 2020-04-04 19:54   수정 2020-04-06 06: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락하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유가 전쟁`의 당사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급히 개입했지만, 이들의 불화를 진화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유가 전쟁을 촉발한 지난달 6일(현지시간)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상대방에 미루면서 공방을 벌였다.
사우디 외무부는 지난 4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에서 "그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더 감산하자고 러시아를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제거하려고 했다`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외무부에 이어 사우디 에너지부도 "우리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겨냥해 감산합의에서 발을 뺐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사우디가 셰일오일 산업을 적대하는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놀라울 뿐이다"라며 "이런 시도가 거짓이라는 것은 우리의 러시아 친구들도 이미 잘 안다"라고 주장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언론에 대고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했던 장본인이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다"라며 "이 때문에 각 산유국이 저유가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산 제의에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라며 사우디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사우디가 OPEC+ 합의에서 탈퇴해 산유량을 늘리고 유가를 할인한 것은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1천만∼1천500만 배럴 감산 제안에 대해 "OPEC+ 틀 내에서 다른 산유국과 합의를 이룰 준비가 됐고 미국과도 기꺼이 협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양국을 둘러싼 험악한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언과는 다소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 에너지 업계 최고경영진과 만나 러시아와 사우디 모두 세계 석유시장을 안정시키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원한다면서 자신의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푸틴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석유 생산에 관해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해결할 것이고 우리의 에너지 사업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의 제안으로 긴급 소집된 OPEC+ 화상회의가 6일에서 8일 또는 9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데 따른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해 시급히 감산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사우디가 이번 감산에는 미국도 동참하기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감산량이 OPEC+ 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데다 지난 3년간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배럴당 60달러 안팎을 유지한 이득을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얻었기 때문이다.

OPEC+ 회의 연기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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