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등껍질이야?…4겹을 어떻게 겹겹이 쌓았을까 [제조의 비밀]

정재홍 기자

입력 2020-04-10 17:13   수정 2020-07-21 17:23

    4겹 겹층 디자인과 식감의 비밀
    가래떡처럼 뽑아 만드는 꼬북칩
    세계 최초 아닌 국내 최초가 된 이유
    《 '제조의 비밀'은 직접 보기 힘들었던 제조 공정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현장감 100% 토크멘터리(토크+다큐멘터리)쇼입니다. 》

    ▶유튜브 <버드나루살롱> 홍선애의 눈에 선해 6화: 4겹 덕에 백억 투자하고 천억번 꼬북칩 이야기



    퇴근하고 귀가 전 들른 편의점. 과자코너 앞에 서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컵라면과 각종 간편식들은 새로운 제품이 제법 나오는 것 같은데 과자는 맨날 똑같습니다. 결국 나온지 수십년된 제품들을 손에 들곤 계산대로 향하곤 하는데요. 올드보이들이 꽉 잡고 있는 과자코너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젊은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꼬북칩입니다.



    꼬북칩은 출시 3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겼습니다. 같은 가격(1,500원)에 꽤 많아 보이는 양(포카칩 66g / 꼬북칩 80g)이 일단 만족스럽습니다. 그 다음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4겹 디자인이 눈길을 끌죠.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이 4겹 모양의 스낵을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10년 전, 제품 생산을 막았던 기술적 한계를 새로운 특허를 통해 극복했다는 스토리가 곁들여지니 호기심을 더 자극합니다.

    꼬북칩의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조공정

    원료혼합 → 반죽을 넓게 성형 → 성형된 반죽을 당겨서 4겹 디자인

    → 제품 건조 → 숙성 & 튀김 → 시즈닝(양념) → 포장




    먼저 밀가루와 전분, 조미재료를 혼합한 원료를 혼합해 반죽합니다. 반죽은 넓은 시트(Sheet) 형태로 성형되는데요. 쉽게 말해 반죽을 넓게 펴주는 과정입니다. 펴진 반죽을 당겨서 4겹으로 쌓는 공정이 이어지는데, 꼬북칩의 4겹 겹층 구조의 비밀은 바로 이 대목에 있습니다.

    '스낵용 펠릿 시트 가공장치' 특허(사진: 특허청)

    (1) 압축기에서 나온 반죽이 넓은 시트로 만들어지면서 (2) 가압기가 원하는 탄력과 두께를 조절해줍니다. 그다음 (3) 텐션롤이 시트의 속도에 맞춰 가압을 줘 처지지 않게 도와주고 (4) 가이드유닛이 이동 중인 반죽을 틀어지지 않게 잡아줍니다.

    특이한 건 이 공정 과정 전체 밑바닥에 움직이는 돌기가 배치돼 있어 반죽의 주름을 잡아준 뒤 다시 얇게 펴준다는 겁니다. 얇은 반죽이 가래떡처럼 뽑히고 겹겹이 쌓이면서 거북이 등껍질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건조와 숙성을 거친 뒤 식물성 기름으로 튀기고 양념하면 우리가 먹는 꼬북칩이 탄생합니다.

    '스낵용 펠릿 시트 가공장치' 특허(사진: 특허청)

    ● 아쉬운 세계 최초 '4겹' 타이틀

    오리온은 이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8년간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꼬북칩은 표절 논란에 시달렸었죠. 지난 2013년 나온 세븐일레븐의 사쿠사쿠(사박사박)콘과 모양과 식감이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사쿠사쿠콘(사진: 日 세븐일레본 홈페이지)

    실제 제품을 보면 4겹으로 쌓아 올린 제품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제조과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게 오리온의 입장입니다. 사쿠사쿠콘은 반죽을 넓게 편 뒤 찍어 누르는 절편 방식인데 반해 꼬북칩은 반죽을 얇게 편 뒤 가래떡처럼 뽑아내 4겹으로 겹치는 방식입니다. 아쉽지만 꼬북칩 겉포장에 '세계 최초'가 아닌 '국내 최초'라고 표기된 이유입니다.

    논란을 뒤로하고 꼬북칩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메가브랜드인 포카칩이나 초코파이와도 어깨를 견줄 기세입니다. 중국에서는 랑리거랑(파도 속의 파도)라는 이름으로 인기몰이 중이라는데 4겹의 물결보다는 등껍질이 더 잘 어울리는 과자입니다.

    제조의 비밀은 유튜브 채널 버드나루 살롱 '홍선애의 눈에 선해'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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