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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하나로 시총 16조 증가…닌텐도 '동물의 숲' 도대체 왜? [홍IT인간]

정재홍 기자

입력 2020-04-14 18:04   수정 2020-04-14 16:14

    ‘모동숲’ 열풍에 닌텐도 주가 고공행진
    ‘동물의 숲’ 게임성은 직접 해보니
    닌텐도 적자늪에서 구한 ‘스위치’
    플스·엑스박스 신작 임박에 경쟁 치열
    《'홍IT인간'은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니. 뭔가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면서 아동용 게임 같은 이름입니다. 예상과 달리 어른들까지 열광하면서 게임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여파로 전용 게임기기인 '닌텐도 스위치'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죠. 국내에서도 중고가격이 2배(정가 32만원) 이상 오르며 ‘일본 불매운동은 이제 끝났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염병으로 대다수 산업이 망가지고 있지만 닌텐도 주가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한달전(3/13) 약 3만2,600엔 이었던 주가는 지난달 20일 동물의 숲 출시를 계기로 4만4,270엔(4/13기준)까지 올랐습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우리돈으로 16조원 가량 증가한 겁니다. 위(Wii)로 닌텐도가 최전성기를 누리던 시절마저 떠올리게 하는데요. 인기가 이렇게나 많은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 “빚지곤 못 살아”…돈 갚으며 힐링?

    게임은 무인도에 이주한 주인공이 집을 짓고 낚시를 하며 마을을 꾸며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섬을 더 다채롭게 꾸미기 위해선 '너굴'이라는 게임내 NPC(도우미 캐릭터)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데요. 사실상 사채를 쓰라고 하면서 넉살 좋게 웃는 캐릭터를 보면 귀여워해야할지 화를 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1)실제 시간대로 흘러가는 게임타임 (2)평화로운 자연환경 (3)채집·낚시 등 힐링요소 (4) 내 맘대로 꾸미는 자유도 등 이용자들이 꼽는 동물의 숲의 인기 요인은 여러가지입니다. 임무(퀘스트)를 부여받은 뒤 도전하고 클리어하는 대다수 게임과는 약간 다릅니다. 동물 주민들과 교감하면서 플레이 하는 그자체가 즐겁다는 거죠.



    사실 마을을 만들고 무언가를 짓는다는 설정 자체는 흔합니다.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나 '붐비치'도 있고, 심지어 '검은사막M'같은 RPG 게임 내에도 자원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마을을 만듭니다. 하지만 동물의 숲에선 마을 꾸미기의 목적이 '전투'나 '방어'에 있지 않습니다.(한국 게이머들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처럼 플레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시국에 마음껏 자연을 만끽하며 돌아다닐 수 있어 대리만족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닌텐도 스위치' 전용 게임 타이틀

    ● 슈퍼마리오·포켓몬과 어깨 나란히 대표 타이틀

    이번에 나온 동물의 숲은 닌텐도 스위치 전용입니다. 벌써 7번째 타이틀입니다. 게임은 2001년부터 출시돼 닌텐도DS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이 1,175만장, 닌텐도3DS의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이 1,245만장 팔렸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마리오 카트7(1,868만장)이나 포켓몬스터XY(1,644만장)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판매량은 아닙니다.

    게임 개발 당시 본부장이었던 테츠카 타카시는 '부모가 먼저 한 뒤 아이가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동물의 숲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례 없는 내용에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흥행에 성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은 일본에서 출시 사흘만에 패키지 판매량만 188만장에 달했습니다. 글로벌 판매량과 디지털 다운로드까지 합치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니 시리즈 흥행을 제대로 이어받은 모양새입니다.

    닌텐도 스위치(5,248만대)·3DS(7,571만대) 하드·소프트웨어 판매량 비교 (사진: 닌텐도 홈페이지)

    ● 망할뻔한 닌텐도…'스위치'로 기사회생

    과거 '게임기=닌텐도'라는 인식까지 있었지만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닌텐도는 망할뻔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때문에 게임기기가 팔리지 않게 된거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닌텐도 위(Wii)의 흥행으로 우리돈으로 20조원(08년4월~09년3월: 1조8,362억엔) 가까운 매출에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5,552억엔)을 냈던 회사가 적자가 난 겁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부진은 3년간 이어져 2013년 회계연도 기준(2013.4~2014.3) 5,000억원(464억엔)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적자행진을 끊고 닌텐도를 살린 게임기기가 바로 닌텐도 스위치입니다. 2017년 출시된 해 매출만 1조556억엔(11.9조)을 기록해 전년도(4,890억엔)의 두 배가 넘는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해말 기준 5,248만대, 게임 소프트웨어는 3억1,00만장 가량 팔렸습니다. 스위치 게임기기 자체는 스마트폰에 비해 크고 두껍고 무겁지만 패드를 분리해 TV에 연결하는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습니다.

    지난해 소니·닌텐도 실적 잠정치 비교 (그래픽: 조금령)

    ● '닌텐도 스위치' 전성시대?…소니·MS "딱 기다려"

    이대로라면 닌텐도 스위치의 독무대가 펼쳐질 것만 같지만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대기 중입니다. 소니는 올해말 새로운 콘솔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플스)'를,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엑스박스 시리즈X'를 준비 중입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는 단 한 시리즈(플스3)를 빼고 모두 1억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바 있습니다.

    용도와 게임내 콘텐츠가 다소 다르지만 같은 콘솔게임기기라는 점에서 경쟁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매출에선 소니가 닌텐도에 비해 꽤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9년 소니 게임부문 매출 1조9,500억엔 / 닌텐도 매출 1조2,500억엔) '동물의 숲'을 통해 닌텐도가 얼마나 소니를 따라잡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국내 게임시장이 콘솔보단 모바일게임 위주로 활성화된 탓에 이들과의 경쟁에 내세울만한 ‘무엇’이 없다는 게 아쉬운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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