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NA] 코로나로 라오스 새해 '삐 마이(New Year)' 고향길도 '셧다운'

입력 2020-04-16 15:51   수정 2020-04-17 16:45



새해연휴 첫날 아침이다.
4월인데 새해라 해서 처음엔 얼떨떨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태양이 양자리로 이동하는 시기란다.
인도의 불교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태국과 미얀마도 비슷하다.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신년 축제
각 기관이나 집집마다 파티를 준비하고 손님을 받는다.
음식을 준비하고, 음악과 춤이 빠지지 않고, 술과 덕담이 넘친다.
악귀를 씻어주려고 물세례를 퍼붓는다.
손목에 실을 감아주고 복을 담은 꽃물을 부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가 덮은 2020년 새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퍽도 조용하다
붉은 옷을 입은 스님들의 탁발행렬만 새벽길을 닦고 있다.



라오스 민속 최대의 명절인 삐마이를 맞아
모두들 고향을 찾아가는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도 6~70년대 고향을 떠난 누나나 형들이
하루가 걸려도 만원 버스를 타고 뿌연 신작로를 달려갔듯이
새해 명절을 맞아 라오스 젊은이들도 모두 고향을 찾아간다.

올해는 예전보다 서둘러 떠났다.
빡세(남부)나 후아판(북부)이 고향인 친구들은 일찍 떠났다.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돌아오라는 부모들의 성화에
울며불며 애원하며 3월부터 떠났다.

월급을 못 받아도 상관없다는 말에
서둘러 한인 가게주인들은 급전을 틀어 챙겨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
이틀 동안 꼬박 타고가야 갈 수 있는데 버스가 전면 끊겼다.

설령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타고 간다 해도 경찰이 길을 막고 있다.
1년 내내 잔뜩 부풀었던 보고픔의 잔해들이
고향에 부모님이 그립다며 붉힌 눈시울로 남았다.




명절이라지만 음식점도 닫고 어디 갈 곳도 없다.
카페를 열고 싶어도 일할 사람이 없단다.
멀쩡히 일하던 종업원도 코로나가 두렵다고 일을 근만 두었다.



모두들 집에 갇혀 밥만 먹고 잠만 자려는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옆집도 그 옆집도 비었다.
새해 명절 첫날 새벽부터 빈 거리에 스산한 바람만 불어온다.

길모퉁이엔 4월의 “쿤꽃”이 노랗게 흩날린다.
시주에 쓰려는지 대나무 장대를 들고 꽃을 따는 사람도 있다.
한 낮의 거리에는 사람 대신 염소들이 횡단보도를 누비고 있다.
안전하게 건너갈 때까지 차도 서고 바람도 잠시 섰다.

하늘 시간도 잠시 멈칫거린다.



칼럼: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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