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망자 10만명…트럼프, 뒤늦게 "매우 슬픈 이정표"

입력 2020-05-29 00:41   수정 2020-05-29 05:52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사과나 유감 표명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 10만명을 넘어선 데 대해 "매우 슬픈 이정표"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를 `외면`하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이에 `침묵`한다는 비판에 휩싸인 가운데 하루가 지나서야 뒤늦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방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르는 매우 슬픈 이정표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위대한 국민들`이라고 부르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모든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사랑을 보낸다면서 "신께서 당신들과 함께하시길!"이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 부실 대응으로 인해 확산을 방치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여온 가운데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사과나 유감 표명 등의 언급은 일절 없었다.
전날 기상악화로 결국 불발된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백악관을 떠날 때도, 도착해서도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응하지 않은 채 자리를 뜬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망자 10만명 기록`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왔다.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최대 돌발변수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국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는 `비보`가 코로나19 대응 책임론과 맞물려 재선 가도에서 아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재산과 지지율, 여론조사 등 숫자에 사로잡힌 삶을 살아오고 대유행 중에도 특정 지표에 집착해왔지만, 미국인 10만명 사망이란 암울한 이정표에는 평소답지 않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그 어떤 특별 기념행사나 묵념, 슬픔을 나누는 공개 행사를 잡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에도 대선 맞상대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마스크 착용 사진을 다시 올리며 "좀 더 나아 보인다"고 조롱하고 이날 오전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리기를 이어가는 한편 코로나19 국면에서 경제 정상화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온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지사에 대해 `이중잣대`라고 공격하는 트윗을 올리는 등 `정적`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렸다.
미국내 사망자가 10만명이라는 `상징적` 숫자를 넘어선 비통한 상황에서도 국가 통합보다는 분열과 편 가르기에 주력한 셈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밤 트윗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암울한 이정표를 무시한 채 바이든 전 부령이 마스크를 쓴 것에 대해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초기 부실 대응 책임론에 부딪히자 중국 및 세계보건기구(WHO) 책임론을 전면에 꺼내 들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면서 조기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을 밟아왔다. 그는 자신이 아니었으면 150만에서 200만명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오히려 자화자찬에만 몰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면 내내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한다는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말에는 미국엔 확진자가 15명뿐이며 곧 0명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까지 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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